우선 ‘무공천’을 고리로 야권통합 및 새정치연합 창당을 주도한 지도부는 공천 폐지가 지난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한길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안철수 대표의 선택은 과거로의 철수가 아니라 미래로의 진군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책임 있는 지도자의 고뇌의 소산이자 약속을 저버린 무책임한 사람들에게 부끄러움을 알리는 경종”이라고 강조했다. 안 대표도 “이번 결정은 소신을 접겠다는 뜻이 아니라 오히려 다시 한번 당원과 국민 여러분의 확인을 받아 굳세게 나가자고 하는 것”이라면서 당원과 국민들의 생각이 저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공천파’ 의원들은 “새누리당이 공천을 하는 상황에서 야당만 무공천을 할 경우 지방선거 패배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공천 철회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트위터에 “정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며 “정당 공천 폐지 논란을 영구 종식하고 정당 공천을 통해 정당정치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청래 의원도 트위터에 “새누리당은 공천을 강행해 새정치연합만 손해, 공정치 못한 선거”라며 “공천해야 된다면 1번, 무공천해야 한다면 2번…정답은 1번”이라는 글을 남겼다.
설문 문항의 설계를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무공천 방침을 지지하는 한 인사는 “문구에 ‘공천을 하지 않으면 불공정한 선거가 된다’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공천 찬성 쪽에 지나치게 유리하게 적용됐다는 불평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 역시 설문 문항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도부 측의 한 인사는 “공천파 쪽에서 당원들에게 공천지지 투표를 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돌리는 것으로 안다”며 “제지를 해도 말을 듣지 않고 경쟁이 심화되는 양상”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2014-04-10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