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가 인사이드]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의 과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연회를 베푼 장소인 경복궁 경회루에서 관람객들이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간 1100만명 이상이 찾는 궁궐과 왕릉을 통합 관리하는 조직인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궁궐 전각과 왕릉의 개방을 확대하는 등 궁·능 활용 프로그램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궁·능을 수리하고 복원하는 업무와 활용 업무로 이원화되어 운영하던 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궁능유적본부는 궁능서비스기획과와 복원정비과, 4대 궁·종묘·세종대왕유적·조선왕릉 동부·중부·서부지구 관리소로 구성된 2과 9관리소 체제다. 직원은 공무원 210여명을 비롯해 매표, 안내 등을 담당하는 공무직 근로자까지 합하면 1000명이 넘는다.
궁궐과 왕릉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컨트롤타워가 마련됐지만 아직 내부 조직 체계는 ‘미완성’이다. 우선 전체 인력이 늘지 않은 상황에서 기존 관련 조직의 인력을 재편한 데 지나지 않는다. 현재 공모를 통해 선발 중인 궁능유적본부장 역시 실무 인력을 한 자리 줄이는 대신 마련한 자리다. 그 까닭에 청 내부에서는 “겉으로 보기엔 큰 조직으로 정비되어 인력도 는 것 같지만 궁능유적본부장 직위 하나만 생겼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직원들 사이에서는 “업무가 늘어나서 물리적으로 힘든 가운데 조직에 대한 외부의 기대치가 높아져 부담이 크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기관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확대 개편해야 하는 상황이다. 궁궐과 왕릉은 기획, 복원·정비, 활용이 기본인데 현재 궁능유적본부에는 궁능서비스기획과와 복원정비과만 마련돼 있다. 정성조 문화재청 대변인은 “그간 궁·능의 보수·정비·유지 업무가 중점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창덕궁 달빛기행, 덕수궁 달빛산책 등 관람 서비스가 늘어나고 그에 따라 관람객이 증가하면서 대국민 현장 인력 증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조직의 큰 틀을 마련해 놓은 상황이니 추후 궁능활용과(가칭)를 신설하고 실무 인력을 단계에 따라 점차 늘려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나명하 궁능유적본부장 직무대리는 “2016년 4대궁·종묘·조선왕릉 관람객이 1300만명을 기록한 이후 연간 관람객이 1100만명대에서 머물렀는데 올해 1분기(1~3월) 관람객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다”면서 궁능유적본부 출범 이후 그간 공개하지 않은 전각 내부를 개방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나 본부장 직무대리는 “앞으로도 각 궁의 특색에 맞는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해서 관람객들의 참여도를 높이고, 궁궐에 비해 활용도가 높지 않았던 왕릉으로 발길을 이끌 수 있는 둘레길 조성 등의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라며 “광화문 월대, 덕수궁 돈덕전 등 문화유산을 복원·정비하는 사업 역시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