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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행정안전부 제1별관 내부에 붙어있는 행안부 로고. 사진=연합뉴스 |
행정안전부와 국민권익위원회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2차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표절·도용 등 부정행위를 막기 위한 ‘행정기관 주관 공모전의 공정성·신뢰성 제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권익위는 올해 초 일반인이 리포트 공유 사이트에 올라온 보고서를 표절해 공모전에 제출하고 수상한 사례가 논란이 되자 공모전 운영실태를 조사했다. 77개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근 3년간 공모전은 1306개, 응모작은 61만건이나 됐다. 상금액만도 115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전체 공모전 가운데 절반이 넘는 698개는 수상 후보작에 대한 표절·도용·중복응모 등을 검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상 결과를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공모전도 163개에 달했다.
행안부와 권익위는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행정기관별로 각각 실시해 오던 공모전 운영방식을 개선해 공통 규정·절차를 마련하고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행안부는 우선 행정기관의 정책 제안 및 행정 아이디어 발굴 등을 위한 공모전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담은 ‘행정기관 공모전 운영·관리 규정’을 내년까지 마련할 계획이다. 규정에는 응모작 심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해 심사위원 과반수를 외부위원으로 구성하고 심사과정에 국민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수상 후보작에 대한 검증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정부는 중장기적으로는 행정기관 공모전 정보를 한곳에서 등록·관리하고 공개 검증 등을 진행할 수 있는 통합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기로 했다. 전현희 권익위원장은 “이번 제도 개선을 통해 행정기관이 개최하는 공모전이 더 공정하고 투명하게 운영돼 국민 아이디어가 보호받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해철 행안부 장관은 “국민의 소중한 의견이 정책에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