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 프로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미니… 유럽 프로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미니어처를 직수입해 판매하는 ‘미니 플레이어’ 박용범 사장이 판매되는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10~30대 마니아가 주고객층
박씨가 경영하는 ‘미니 플레이어’는 유럽 프로축구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본떠 만든 플라스틱 인형(미니어처)을 직수입해 판매하는 회사다. 회사라고 해봐야 박씨가 사장이면서 직원의 전부인 ‘소호(SOHO:집이나 작은 사무공간에서 인터넷을 활용해 창업하는 것을 이르는 말)’다.
“미니어처의 크기가 5∼15㎝에 불과해 굳이 큰 매장을 열 필요가 없었습니다.10∼30대가 주고객층이고 매출의 절반 정도가 인터넷으로 판매되는 만큼 오프라인 매장에 크게 집중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원래 해외 유명의류회사에 옷을 납품하는 회사에서 12년 동안 의류 수출업무를 담당해오던 박씨는 우연한 기회에 유럽축구 선수 미니어처를 알게 됐다.
“지난 2001년 영국으로 출장갈 때 동대문에서 축구용품점을 운영하는 한 친구가 미니어처를 수입할 수 있는 거래처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일단 축구경기장에서 미니어처가 어떻게 판매되는지 살펴보기로 했죠.”
영국 런던의 하이버리 스타디움에 들어서는 순간 박씨는 뭔가 홀린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의 열기에 압도됐습니다. 또 경기장 내 기념품 매장에는 그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미니어처를 사는 사람들로 북적이더군요. 업무 스트레스로 창업을 생각하고 있던 터라 한번 도전해볼 만한 사업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산량 4000~5000개 정도에 불과
이후 친구를 대신해 미니어처 수입을 해주던 박씨는 2003년 8월 독립해 직접 미니어처를 직수입하는 온라인 판매회사를 차렸다. 당시는 월드컵 경기의 ‘후폭풍’도 제법 남아 있었다. 유럽축구 마니아들도 점점 늘어가던 때라 사업에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사업은 만만치 않았다.
“창업한지 3∼4개월 동안은 정말 수지 맞았죠. 물건을 들이기만 해도 팔릴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이후에는 손님이 끊어져 상당히 애를 먹었습니다.”
결국 박씨는 가게 홈페이지(www.miniplayer.co.kr)의 콘텐츠를 강화하고 나섰다. 판매제품과 출시예정 제품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비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마니아에 의존했던 전략도 바꿔 도매·위탁매매 등 판매전략과 고객층을 넓혔다.2004년에는 사무실을 겸하는 오프라인 매장도 명동 회현지하상가에 마련했다.
“미니어처는 단 한번 4000∼5000개 정도만 생산될 정도로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에 고객을 대신해 외국의 수집가들로부터 이전에 생산된 제품을 사오기도 합니다. 명동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을 위해 일본 축구선수들의 미니어처도 판매합니다.”
이렇게 해서 박씨는 매달 평균 400만∼500만원씩은 순이익으로 남기고 있다. 다만 주고객층이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등 젊은 세대이기 때문에 수요가 방학기간에만 몰리는 계절적 수요변화를 극복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
●“중학생 아들과의 대화가 더 큰 소득”
하지만 박씨는 월소득보다 더 큰 소득이 있다고 귀띔한다. 바로 중학생 아들과의 대화시간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미니어처를 만지작거리며 축구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새 아들의 가슴속 깊은 고민거리를 나눌 수 있게 되더군요. 어쩌면 한달벌이보다 아들녀석과 이야기를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제게는 더 큰 소득입니다.”
박씨는 우리나라 축구가 부가가치를 창출해내지 못하는 점도 꼬집는다.
“월드컵 직후 대한축구협회에서 나온 우리나라 대표팀 미니어처가 너무 조악해 마니아들이 크게 실망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니어처 하나에도 선수들의 유니폼과 표정 등을 정교하게 재현해 축구 마니아들을 만족시키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유럽의 사례를 배우고 연구해야 합니다.”
고금석기자 ksk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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