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 복원을 앞둔 청계천 인근에 나무로 된 보행자 도로가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시멘트 보도블록 대신 나무로 보행자 도로를 만든 곳은 서울 성동구 살곶이공원 진입로에서 사근∼용답간 인도교까지의 720m. 지난 4월 공사를 시작, 이달 초 완공했다.
이처럼 긴 구간을 나무로 깐 사례는 성동구가 처음이다. 성동구는 이 구간에 제주도 서귀포산 ‘삼나무’를 깔았다. 이 삼나무의 특징은 물을 만나면 향을 발산하는 것. 보행자들은 딱딱한 보도블록 대신 나무로 된 길을 걸으며 때론 삼나무 향까지 덤으로 즐길 수 있다.
성동구 관계자는 “청계천 복원에 맞춰 성동구 구간에 특색을 살리기 위해 이 구간을 나무로 시공했다.”면서 “주민들이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성동구는 이에 앞서 옥정중학교 통학로와 무학여고앞, 응봉초등학교, 광희중학교 주변 등에도 나무 보도를 설치, 학생과 주민들의 호평을 받았었다.
보행자 도로용 재료로는 보도블록과 나무는 비할 바가 못된다. 나무가 환경적 측면에서나 보행자의 느낌, 도시 미관 등에서 훨씬 뛰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용. 원가를 따진다면 나무는 ㎡당 18만원으로 시멘트(㎡당 10만원)에 비해 8만원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도 요모조모 따져보면 오히려 나무가 더 경제적이라는 게 성동구의 설명이다.
환경적 가치와 내구성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비용이 적게 먹힌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멘트 보도블록은 수명이 길어야 5년이지만 나무는 최소 10년, 최장 30년까지 끄덕이 없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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