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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자치센터 영어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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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사무소 주민자치센터에서 원어민 외국어교실이 개설되면서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중랑구 신내2동 주민자치센터에서 실시되고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을 찾았다. 이날 영어교실 학생인 9명의 주부들은 원어민 강사 데이지(32)씨에게서 영어로만 이뤄지는 수업을 듣고 있었다.


신내2동 주민자치센터 원어민 영어교실 수강생과 원어민 강사가 다음 주 토론 수업 과제물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중랑구청 제공


이날 수업은 난센스퀴즈. 데이지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보면 몇시냐.”고 물었다. 수강생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형순(58)씨는 “차에서 코끼리를 본 적 없다.”고 말했고, 류미선(38)씨는 “코끼리는 차 안에 들어갈 수 없다.”고 답했다.

고덕1동 주민자치센터 주민들이 캐나다인 원어민강사와 함께 하는 수업시간.
강동구청 제공


좀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는 수강생들에게 데이지씨는 힌트를 주었다.“차 안에 코끼리가 들어가면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류기옥(46)씨는 “부서진다.”고 답하자, 그는 “그래, 맞다.”면서 “답이 바로 거기에 있으니 좀 더 생각해 보라.”고 말했다. 류씨는 손을 번쩍 들고 “답은 새 차를 살 시간”이라고 하자, 교실은 온통 웃음바다가 됐다.

매주 두 차례… 수업은 영어로만

난센스 퀴즈는 2시간 동안 이뤄졌고 수강생과 강사는 웃음을 멈출 줄 몰랐다. 수업은 영어로만 이뤄지는데 내내 웃을 수 있다는 건 내용을 모두 이해한다는 걸 뜻하지 않을까. 이 수업은 시작한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수강생 9명 가운데 옥영애(50)씨와 류기옥씨는 일반 사설 학원을 다니다가 주민자치센터를 찾았다. 옥씨는 “사설학원 한 달 수강료는 10만원 이상이고 일주일에 다섯번 갔다.”고 말했다.“하지만 평소엔 살림을 해야 하고 명절과 제사 등 때가 되면 일이 많아 자주 빠졌다.”면서 “매일 학원에 가긴 부담스럽고 빠지면 돈이 아까웠다.”고 말했다. 류씨는 “자식교육을 위해서라면 빚이라도 내지만 나 자신한테 쓰는 돈은 가능하면 아끼고 싶다.”고 말했다. 수강생들은 한 달 수강료가 1만 5000원으로 저렴하고 매주 두 차례 배우는 게 적절하다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서빙고동 주민자치센터 원어민 영어교실에서 무료 자원봉사로 영어를 가르치는 한 미군 가정의 자녀가 수업을 시작하기 앞서 수강생인 초등학생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용산구청 제공


원어민 강사, 한국 문화 배워

일주일 2회 수업 가운데 한번은 이슈 토론을 한다. 이슈는 결혼과 식사, 공연 등 주로 생활문화와 관련된 것이 많다.

이 시간에는 수강생과 원어민 강사가 모두 배우게 된다. 학생들은 영어를 배우지만 강사는 한국 문화를 배운다.

데이지씨는 “미국에선 결혼식장에 가면 선물을 주지만 한국에선 돈을 준다는 걸 배운 뒤 신랑과 신부에게 축의금을 주었다는 걸 확실히 기억시키기 위해 일부러 원화가 아닌 ‘달러’를 돈 봉투에 넣어 준다.”고 웃었다.

그가 한국에서 가장 당황스러웠던 것은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주고 받는 것.“미국에선 휴대전화 번호가 적힌 명함을 본적이 없다.”면서 “처음 본 사람에게 개인 연락처를 가르쳐주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 사람은 서구인에 비해 남에게 마음을 여는 따뜻한 면이 있다는 걸 학생들로부터 배웠다.”고 말했다.

다양한 동기, 불타는 의욕

원어민과 영어로 농담을 주고 받을 정도로 실력이 좋아질 수 있었던 데는 수강생의 강한 동기와 의욕이 있었다.

김순란(37)씨는 “자녀 영어 교육을 위해 부모가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면서 “집에서 아이들과 영어로만 대화하기 위해 배운다.”고 말했다.

정희숙(46)씨는 “주부도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딸은 토익 고득점으로 대학에 입학했는데 부모가 영어를 못 하면 무시당할 수 있다.”면서 배움의 속내를 밝혔다.

강형순씨는 유학파 아들 앞에서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게 목표다. 그는 “방학 때마다 미국 대학을 다니는 아들을 만나려 나가는데 외국 사람 만날 때 아들처럼 완벽한 의사소통을 해낼 것”이라면서 의욕을 보였다.

데이지씨는 “학생들의 의욕이 대단하다.”면서 “하지만 회화는 편한 분위기에서 배워야 효과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이미 서로 편한 사이가 됐고 그동안 정을 쌓아 이젠 한 가족이 됐다.”며 환하게 웃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하루 가입 문의 100건 넘어선곳도

저렴한 비용으로 원어민한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원어민 영어교실은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 가운데 최고 인기 강좌로 대기자들이 줄을 선다.

고덕 1동은 현재 20명이 대기하고 있다. 잠실동도 6∼7개월 동안 기다려야 가입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탈락자도 종종 생긴다. 수업이 영어만으로 이뤄져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신내2동와 고덕1동의 경우 현재까지 각각 15∼20%와 10% 탈락자가 생겼다. 그러나 소식지와 현수막을 통해 알려지면서 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따라서 동사무소들이 강사를 늘리려고 하지만 여의치 않다. 주로 인근 동사무소나 학교에서 평이 좋게 난 강사를 데려 오려 하지만 해당 강사들이 이미 여러 곳에 수업이 잡혀 있는 경우가 많아 거절하기 일쑤다.

원어민 영어교실의 메카 용산구

용산구는 원어민 영어 교실의 메카로 불릴 정도로 활발하다. 현재 103개 반이 운영되고 있다.2위인 송파구보다 10배 이상 많다.

자치구 가운데 월등히 앞서는 이유는 미군과 연계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미군 가족들이 2004년부터 자원봉사에 나섰다. 미군에게는 현지민에게 봉사를 해야 한다는 ‘굿 네이버’(Good Neighbor)프로그램이 있다. 이들은 연말에 학생들을 디너 파티에 초대하고 주말엔 미군 캠프에 데려오는 등 이벤트도 정기적으로 열어 학생들은 문화도 함께 배울 수 있다. 따라서 접수기간에는 문의가 하루 100건 이상 오고 강남권 학부모가 새벽부터 줄을 서기도 한다.

특히 학생들이 비슷한 또래인 미군 가족의 자녀에게 영어를 배우는 강좌는 서로 공감대를 느낄 수 있어 더욱 인기다. 타 지역에서 오는 문의가 많지만 수강 희망자가 너무 많아 현재 용산구민으로 제한하고 있다.




선교사와 유학생를 강사로

관내에 사는 선교사와 유학생을 강사로 활용해 인기를 끌기도 한다. 강북구 번3동에는 저소득 가정이 다수 살고 있다. 동사무소의 서창석 주임은 평소 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마련을 위해 고민하던 중 동사무소에 인터넷 하러 오는 선교사들을 보고 원어민 강의를 부탁했다. 처음엔 거절당했지만 1개월 뒤 승낙을 받아냈다고 한다.20명이 정원인 강의에 그동안 80∼90명이 신청했다. 그러자 동사무소측은 본래의 취지에 맞게 자격을 기초수급대상자 자녀로 제한,20명을 가려냈다고 한다.

반면 부유한 지역인 송파구청은 미국 유학생을 활용한다. 지난해부터 여름방학 동안 귀국한 유학생들이 무료로 초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관내 25개 동 가운데 12개 동에서 실시된다. 여름방학 때는 하루 30∼50건의 문의전화가 온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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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