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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미술관 속으로] (9) 산업은행 본점 ‘로코모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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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한국산업은행 본점에는 공공미술의 전형을 보여주는 작품이 있다. 조각가 정보원씨의 ‘로코모티브(기관차·9.4×5m, 폭 5m)’다. 작품성은 물론 공공미술품으로서의 기능성, 거기에 주변 환경과의 완벽한 어울림이 ‘삼위일체’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작품에선 공공미술의 기능성에 주목하게 된다. 작가 역시 “공공 장소의 미술품은 개인 소장품과는 차별화해야 한다.”며 기능성을 강조한다. 누구나 다가가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작가는 “작품이 만남의 이정표가 돼도 좋겠고, 휴식공간이 돼도 좋겠다. 사람들이 만져 보고 즐길 수 있어야 공공 작품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작품 면면에서도 기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주 재료는 듀랄루민이다. 알루미늄 합금이지만 알루미늄보다 강도가 높고 색이 부드럽다. 그의 작품에서 자주 보게 되는 재료다. 정 작가는 “공공 장소에 설치하는 작품은 관리 문제를 간과할 수 없다.”며 “색을 칠하게 되면 관리가 어려워 색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소재를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용성을 고려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듀랄루민은 회색빛 도심과도 묘한 조화를 이룬다. 금속성을 띠면서도 차갑고 딱딱하기보다는 부드러운 느낌이 강하다.

작품이 설치된 바닥 중앙에는 조명이 설치돼 있는데, 이 또한 기능성을 염두에 둔 장치다. 조명은 어둠 속에서도 작품의 존재성을 드러낸다. 덕분에 이곳 산업은행 앞마당은 밤에도 살아 있는 공간이 된다.

미학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이 작품에선 건축미가 단연 돋보인다. 장식적 요소가 강한 미술품이 아닌 주변 건축물과 어우러진 또 하나의 건축물을 보는 듯하다. 공간해석에 남다른 감각을 자랑하는 작가의 작품답다.

또 고정돼 있지만 강한 역동성도 느낄 수 있다. 전차의 거대한 바퀴가 당장이라도 굴러갈 듯한 위세다. 작품에서 나타나는 힘은 도시의 성장 동력을 상징한다.

심신을 달래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휴식공간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2006-12-6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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