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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29) 수컷 나무늘보의 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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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오후 서울대공원 동물원 끝자락 남미관 2층에서 수컷 나무늘보 2마리의 합동결혼식이 열렸다. 나무 그루에 나란히 신방을 차린 두 수컷이 혼례를 치르는 건 이번이 세 번째. 한 해에 한번꼴로 새장가를 가는 두 녀석들을 보고 혹 “호강하네.”라고 한다면 속 모르는 소리다.


“진짜 암컷을 다오”

화려한 결혼경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장가 간 녀석들은 모두 숫총각들이다. 생물학적으로 말이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2번의 결혼 모두 동성인 수컷들과 짝이 맺어졌기 때문이다. 당연히 ‘임’을 볼 일도 ‘뽕’을 딸 일도 없었다. 처음 잘못된 만남이 확인된 건 지난해 9월. 동물원은 2005년 11월 수컷 나무늘보 한 마리를 들여와 이미 키우고 있던 암컷 한 마리와 합방을 시켰다.

하지만 둘은 늘 서로를 ‘소 닭 쳐다보듯’했다.‘거사´는 고사하고 오히려 밤마다 아옹다옹 영역싸움만 하는 통에 동물원측은 혹시나 하는 생각에 지난 9월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그간 ‘암컷’으로만 알고 있었던 늙은 나무늘보가 수컷으로 판명됐다.

이 두 녀석이 바로 이날 장가간 늙은총각 나무늘보와 젊은총각 나무늘보다. 보통 포유류는 암수의 생식기 모양이 확연히 달라 성별구분이 쉬운 편이지만 나무늘보와 같은 원시적인 종들은 외관상 암수 식별이 어렵다.

결국 정확하게 암수를 아는 것은 당사자들뿐. 인간이 알기 위해선 DNA검사가 필요하다. 부랴부랴 동물원은 남미 브라질 위 작은 나라인 가이아나의 농장에 연락해 나무늘보 암컷 2마리 구입을 주문했다.

가이아나에서 온 ‘가짜 신부´들

복잡한 통관과정과 몇 번의 검역을 거쳐 올 1월 드디어 암컷 나무늘보 두 마리가 머나먼 남미에서 한국에 들어왔다. 두 마리는 곧 동물원에서 ‘진짜 암컷’만을 학수고대하던 노총각들의 품에 안겼지만 여전히 두 커플의 관계는 뜨뜻미지근하기만 했다. 다시 암수구분을 위한 DNA검사를 한 결과 호적상 암컷인 탓에 의심없이 들여온 두 마리가 또 수컷으로 밝혀졌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두 번이나 수컷과 합방을 하게 된 셈. 노총각 나무늘보들의 입장에선 억장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결국 외국 호적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대공원은 ‘수입 전 DNA검사’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결국 지난 3월 동물원은 암컷으로 추정되는 4마리의 나무늘보 DNA 샘플을 먼저 들여와 검사를 했고 동물원은 이중 암컷으로 최종판정난 2마리만을 수입했다. 이렇게 한국에 온 두 마리가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겪은 노총각 나무늘보들의 새신부들이다.

김보숙 동물기획팀장은 “본의 아니게 두 번이나 헛장가를 보낸 것 같아 괜스레 미안하다.”면서 “새 신부들과 사이좋게 지내 빨리 건강한 새끼들을 낳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럼 진짜 암컷 신부를 맞은 수컷들은 과연 행복할까. 신방을 차린 후 이틀이 지난 30일 수컷 두 마리 모두 제 자리인 나무를 암컷에게 뺏기고 천장과 환기구 등을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7-5-31 0:0: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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