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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년역사 천안문화원 존폐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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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여간 파행 운영된 충남 천안문화원이 사무실을 빼앗기면서 존폐 위기에 처했다. 천안시의 예산지원과 각종 문화사업이 중단되고 직원도 홀로 남아 56년 역사의 문화원이 문을 닫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천안시에 따르면 지난 5일 무상 임대 중인 성정동 천안문화원의 토지와 건물을 환수하는 행정대집행에 나서 집기를 모두 들어내고 직원을 쫓아냈다. 이날 수거한 집기와 자료 등은 시 창고로 옮겨졌다.

김태영 시 문화예술팀장은 “문화원에 여러 번 기회를 줬지만 정상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시민들의 재산을 계속 방치할 수 없어 부득이 행정대집행에 착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천안문화원 사태는 2006년 9월 여직원과 외부강사 등 2명이 ‘K원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집단 사표를 내면서 불거졌다. K원장은 2008년 7월 사퇴했으나 이후 교육장 출신 등 4명의 원장이 선임됐다가 사퇴하는 파행이 이어졌다. 이사 등이 선임 과정을 문제 삼아 물러나야 했다. 직전 이모 원장도 지난해 12월 말부터 직무정지 상태다.

천안시는 파행이 계속되자 2007년 4월부터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시에서 지원하는 보조금은 연간 3억원 안팎으로 문화원 전체 예산의 60~70%에 이른다. 게다가 건물을 빼앗겨 문화원이 열어 오던 각종 문화행사의 중단이 불가피하게 됐다. 회비도 이번 문화원 건물 환수로 200명 가까운 회원들이 납부를 기피, 예산확보가 어려울 전망이다. 직원도 정승훈 사무국장 혼자만 남았다. 김 팀장은 “문화원이 시 지원에 비해 지역 문화예술 분야의 기여도가 낮았다.”면서 “천안문화원이 환골탈태하지 못하면 생존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는 환수한 천안문화원 건물(부지 655㎡에 지하 1층, 지상 5층)을 리모델링해 올해 안에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문을 열 계획이다.

정 사무국장은 “시의 보조금과 문화원이 정산한 액수에 차이가 있다. 이 부분을 규명하기 위해 이모 전임 사무국장을 고발하겠다.”면서 “월급을 못 받고 있지만 문화원이 문 닫을 이유는 없다. 이사들과 상의한 뒤 사무실을 얻어 천안문화원의 명맥을 계속 잇겠다.”고 말했다.

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2010-02-09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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