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대에 따르면 대학 교직원과 연구원,재학생의 3~5세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유아시설인 어린이다문화교육센터가 내달 교내 연구공원 부지에 문을 연다.
기존 직장 어린이집 바로 옆 건물에 들어서는 이 센터는 소비자아동학부가 있는 생활과학대의 부속시설로 운영된다.
어린이다문화교육센터지라는 이름을 가졌지만 프로그램을 보면 실질적으로는 문화·예술 교육에 특성화한 영어 어린이집 형태로 운영된다.
다문화반은 한국어와 영어를 함께 구사하는 한국인 교사가 매일 1시간씩 영어 교육을 시키며,국제반은 한국어 사용 교사와 영어 사용 교사를 별도로 둬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해 사용하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별도 비용을 부담하면 서울대 대학원생이 직접 바이올린과 피아노,태권도 등을 개별 또는 그룹으로 지도하는 문화·체육 특기활동에도 참가할 수 있다.
특성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다 보니 특별활동 비용을 제외한 기본 수업료가 다문화반이 월 60만원,국제반은 월 90만원 수준으로 높게 책정됐다.
한국교육개발원이 ‘유아 사교육 실태 및 영향 분석’ 보고서에서 발표한 보육시설의 월평균 비용 25만5천원과 비교해 3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사설 어린이집이 부대비용을 모두 포함해 월 50만~60만원,영어 어린이집은 월 80만~100만원이 들어가는 현실을 고려해도 여전히 비싼 편이다.
애초 외국인 교수와 유학생 자녀에게 입소 1순위 자격을 줬지만 지원자가 적다 보니 추가모집에서는 내국인 교직원이나 재학생 자녀로 1순위 자격을 바꿨다.
그럼에도 높은 비용 탓인지 130명 정원에 지원인원은 80명에 그쳤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학부모 사이에서는 국립대인 서울대가 다문화 교육을 명목으로 사회적 위화감을 조성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다문화 교육을 내세웠어도 실질적으로는 외국어로 영어만 가르치기 때문에 영어 조기교육 열풍을 부채질한다는 비판도 있다.
4세 자녀를 둔 최모(35·여)씨는 ”가뜩이나 미취학 아동 사교육 때문에 부모들 허리가 휘는데 공익을 생각해야 할 서울대가 고가의 영어 어린이집을 만들어 사교육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훈정 서울대 생활과학대학장은 ”이 센터는 애초 외국인 교수나 강사 자녀들에게 국제화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자 만든 것“이라며 ”한국인 자녀 지원자가 많다 해도 외국인 수요가 있는 한 원래 설립 계획대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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