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공항 2020년 포화상태..지금 시작해도 늦어’김해공항 확장’..24시간 허브공항 역할 못한다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과 관련해 최근 정치권에서 ‘신공항 건설 재검토’와 ‘김해공항 확장론’을 들고 나오자 영남권 5개 광역 시.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이들 자치단체는 “동남권 신공항 건설 재검토의 배경에는 부산 가덕도와 경남 밀양으로 갈라진 민심에 대한 정치적 부담을 더는 한편 수도권 중심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지금 때를 놓치면 국가 백년대계를 그릇치게 된다”고 동남권 신공항 건설의 시급성을 거듭 강조했다.
영남지역에 새로운 공항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2000년대 초부터 부산과 대구를 시작으로 이 지역의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됐다.
부산과 대구, 경남.북, 울산 등 영남지역 5개 광역시.도에서 동남 경제권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기반시설로서 신공항 건설 필요성을 들고 나온 것이다.
◇”인천공항 이용비용 한해 6천억원” = 우선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이들 5개 광역 시.도 주민들이 국제선 노선을 이용하기 위해 인천공항을 이용할 경우 엄청난 여객비용을 부담하는데서 제기됐다.
동남권에서 발생하는 국제선 항공 이용객 50% 이상은 인천공항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부산시는 보고 있다.
동남권에 제대로 된 국제공항이 없기 때문에 인천공항을 이용하는데 드는 비용이 연간 6천억원에 이르고, 김해공항의 시설용량이 한계에 도달하는 2020∼2025년 까지는 약 9조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늘어나는 국제선 항공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안전성이 담보되면서 24시간 운영이 가능해야 하지만 김해공항의 경우 북측에 있는 신어산으로 인해 대형 항공기의 운항이 불가능하다.
또 항공소음피해권역에 거주하는 693가구의 주민으로 인해 항공기 야간 운항통제(23:00~06:00)가 불가피해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새로운 국제공항의 건설이 제기됐고, 늘어나는 항공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도 김해공항을 대체할 수 있는 새 공항의 필요성은 더해졌다.
현재 항공수요 증가세로 볼때 김해공항은 10여년 뒤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5년간 승객이 연평균 7% 증가해 이 추세대로라면 2020년이면 포화상태에 놓일 것으로 부산시는 보고 있다.
2009년 국토연구원 연구결과에도 김해공항은 2025년이면 포화상태 도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김해공항 이용승객이 2009년에 비해 무려 33% 증가해 김해공항의 포화상태는 더 빨리 올 수 있다.
공항 건설에는 10∼1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착공해도 늦다는 지적이다.
◇”국가경쟁력 확보차원서도 대체공항 시급” = 국가경쟁력 확보 차원에서도 인천공항의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동남권 신공항의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
수십억명의 인구를 가진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아시아지역의 국제항공수요는 급증할 것이라는 국제민간항공기구의 전망이다.
일본과 중국은 벌써부터 이에 대한 대비를 위해 공항건설과 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지금 대비하지 않으면 국제항공시장에서의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천공항의 재난발생이나 북한의 도발 등 급변상황으로 인해 공항운영에 지장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서도 대체 국제공항은 필요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현재는 대형항공기가 기상악화 등으로 인해 인천공항에 착륙하지 못할 경우 국내 다른 공항에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나 일본으로 회항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의 위신 추락과 국제경쟁력 저하를 가져오는 원-포트(One-Port) 정책의 문제점이기 때문에 국가항공정책을 수정할 필요가 있고, 신공항을 건설해서 해결하는 것이 국가 전체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김해공항의 확장안에 대해서도 부산시는 “활주로 길이를 늘리기 위해서는 진입표면의 신어산(451.5m), 돗대산(260m) 등 장애구릉 5개소를 절취해야한다”며 “활주로 방향을 변경할 경우 소음권역 확대로 24시간 운영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국제허브공항으로서 역할은 못하게 된다”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토목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이종출(부경대 토목공학과 교수) 동남권 신공항 특위위원장도 “김해공항 확장에 들어가는 비용이 2002년 기준으로 30조원으로 계산돼 경제성이 없다”며 “확장안은 비용에 비해 용량확대 및 운영 효율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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