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에서만 발견되던 H7N9형 AI 바이러스가 어떻게 사람에까지 감염되고 확산하는 것인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아 불안감을 부채질하는 상황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2월 이래 중국에서 신종 H7N9형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총 14명이고 이 가운데 5명이 숨졌다.
H7N9형 AI 바이러스에 관해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을 AP통신 등 외신과 세계보건기구(WHO)의 설명 자료를 토대로 정리했다.
-- H7N9형 AI란 무엇인가
▲ H7형 AI 바이러스는 보통 조류 사이에서 전염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일종으로, H7N9형은 H7형 바이러스 가운데 한 종류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이름은 두 가지 표면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과 뉴라미다제(N)의 차이에 따라 H와 N을 조합해서 붙인다.
H7N9형 조류 인플루엔자는 원래 조류에서만 발견되던 것으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현재까지 감염된 환자들은 주로 중증 폐렴 증세를 보였다.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사람에게는 어떻게 감염되나
▲ 아직 감염 경로(병원체가 숙주로 전파되는 경로)나 감염원은 명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일부 확진환자는 가금류 또는 돼지와 접촉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혀 접촉이 없던 환자도 있다.
특히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사람 간 전파 여부는 일단은 확인되지 않았고 현재 조사중인 상태다.
그레고리 하틀 WHO 유행성 감기 및 전염병 분과 대변인은 “사람을 통해 감염되지 않으면 전염병이 될 가능성이나 위험은 낮다”고 밝힌 바 있다.
--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키게 된 원인은
▲ 명확한 답은 아직 없지만, 이번 신종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 결과 조류가 감염되는 바이러스로부터 변종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WHO는 설명했다.
조류보다 낮은 포유류의 평상시 체온에서도 증식할 수 있도록 바이러스가 적응을 일으킨 것으로 의심되는 징후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어떤 생물종이 이 바이러스에 실제 숙주 역할을 하는 것인지 규명하고 있다. 특히 바이러스가 인간과 흡사한 유전자 구조를 지닌 돼지에 감염되도록 변이됐을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이 경우 사람들이 흔히 걸리는 독감 바이러스와 신종 AI 바이러스가 결합해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또 다른 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H7N9형 AI 바이러스는 가금류에 별다른 질환을 일으키지 않고도 전파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축 사이에서 전파가 돼도 이를 알 수 없어 추적하기가 더 어려운 반면 전염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이다.
-- AI 바이러스 감염으로 사람이 사망한 사례가 있나
▲ 135가지 정도로 알려진 AI 바이러스 종류 가운데 지금까지 사람에게까지 전염돼 사망 사례를 일으킨 바이러스는 주로 H5N1형이었다.
H5N1형의 경우 2003년 인체 감염 사례가 처음 알려지고서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37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이후 사망률은 약 60%였다.
H5N1형에 사람이 감염된 경우는 주로 감염된 조류와의 접촉 때문이었다.
▲ 사용 가능한 백신은 아직 없다. 그러나 초기 감염사례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해 규명하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에 백신 제조의 초석은 놓았다고 할 수 있다.
WHO와 미국 애틀랜타, 중국 베이징, 영국 런던, 일본 도쿄 등에 있는 WHO 협력기관들이 바이러스를 공유, 필요할 경우 백신 후보물질이 될 바이러스 샘플을 가려내기 위한 분석에 착수했다.
그러나 실제 투여가 이뤄지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도 있다. H7N9형 바이러스 백신 제조가 통상적인 계절독감 백신 제조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일반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 일단은 손 씻기나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좋다고 WHO는 조언했다.
WHO에 따르면 충분한 열을 가하는 등 적절한 과정을 거쳐 조리한 가금육이나 돈육을 섭취하는 것은 안전하나, 실제 감염이 발생하는 지역에서 날고기를 먹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WHO는 아직 감염사례가 적은 만큼 중국으로의 여행제한이나 중국산 제품의 무역 제한 및 특별 검역 등을 권고하지는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중국을 비롯해 조류인플루엔자 환자가 발생한 국가를 여행할 때는 닭과 오리 등 가금류와 접촉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