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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구 ‘다문화 셔틀버스’ 인기

“제 고향을 대표하는 일종의 민간 외교관이잖아요. 자긍심을 가지고 일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최연희(47)씨는 셔틀버스 중국 담당 강사로 활동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송파구가 운영하는 ‘다문화 그림책 읽어주는 셔틀버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일본어 강사 나카 나오미가 셔틀버스 안에서 아이들에게 일본 그림책을 읽어주고 있다.
송파구 제공
송파구는 21일 ‘다문화 그림책 읽어주는 셔틀버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마천청소년수련관을 이용하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시작은 간단했다. 수련관으로 가기 위해 셔틀버스를 타고 가는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느니 간단한 이야깃거리를 곁들이면 어떻겠냐는 아이디어가 나온 것이다. 마천동은 송파구 지역 내에서도 다문화가정이 많은 곳이니 이왕이면 다문화가정과 즐겁게 교류할 수 있는 아이템이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수련관에 위치한 소나무작은도서관 3호가 팔을 걷어붙였다.

매주 화요일 오후 1~3시쯤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셔틀버스에 오르면 다문화가정 엄마가 강사로 나서 엄마 나라의 그림책을 읽어준다. 하루는 중국에서 온 엄마가, 다른 날에는 일본에서 온 엄마, 또 다른 날에는 몽골에서 온 엄마가 책을 읽어준다. 그림으로 내용을 얼추 짐작할 수 있는 책을 펴 두고 원어민 발음으로 생생하게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이들은 한목소리로 따라 읽으며 무슨 뜻인지 생각해 보고, 또 그 나라 언어로 승차권을 만들어 그 나라 문자가 어떻게 생겼는지 구경하고 써 보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언어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셔틀버스 단골도 생겼다. 주부 유서현(34)씨는 어느 셔틀버스에 어떤 언어 선생님이 타는지 알아내 아이를 꾸준히 태울 정도다. 유씨 외에도 셔틀버스 일정을 문자메시지로 알려 달라는 사람도 여럿이다. 셔틀버스가 도착한 뒤에도 얘기를 더 들려 달라는 요청이 있으면 수련관으로 함께 올라가 프로그램을 이어 간다.

무엇보다 가장 긍정적인 변화는 강사 스스로 자신감이 생긴 것이다. 알게 모르게 차별 아닌 차별을 받다가 자기 고향을 대표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다 보니 신이 나서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스스로 교재를 꾸며 오는가 하면 셔틀버스에서 내린 뒤에도 아이들에게 몇 번이고 다시 읽어주는 일이 많다. 최씨는 “무엇보다 아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서 아들에게도 중국어를 가르칠 수 있고, 또 다른 아이에게 중국어를 가르치는 모습을 보여주니 아들이 엄마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2013-08-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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