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가족 등 크고 작은 고민… 심리전문가·복지사들 상담 제공
영등포에 살고 있는 40대 주부 A씨는 결혼 15년차다. 언제부턴가 남편과 대화가 부쩍 줄어들었다. 남편은 퇴근 뒤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새벽에 귀가하기 일쑤였다. 일찍 집에 들어오라고 한마디 던지면 남편은 불같이 화를 내곤 했다. A씨는 인생에 실패했다는 생각에 점점 우울해졌다. 속앓이를 이어가던 지난 2월 지인의 귀띔으로 영등포 힐링캠프 상담실을 찾게 됐다. 개인 상담을 받은 A씨는 남편에게 같이 가보자고 권유했다. 이후 부부는 개인 상담과 부부 상담을 번갈아 받으며 작은 오해에서 비롯된 갈등의 골을 조금씩 메워갈 수 있었다.29일 구에 따르면 연인원 1189명이 이곳에서 상담을 받았다. 3월만 해도 155명이 힐링캠프를 찾아 크고 작은 일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했다. 면적 38㎡에 상담실 2개로 이뤄진 조촐한 규모지만 구민들의 마음을 보듬는 오아시스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
임상심리 전문가와 정신보건 사회복지사 2명이 불안, 강박, 대인기피를 비롯한 심리 문제와 인터넷 중독, 학교 부적응을 포함한 청소년 문제, 이혼 및 자녀 갈등을 망라한 가족 문제 등 생활 전반에 걸친 고민은 무엇이든 상담해준다. 상담 뒤 질환 수준으로 판단되면 전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힐링캠프는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운영된다.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해야 상담받을 수 있다. 힐링캠프는 매주 수요일에는 산후조리원, 장애인 시설 등을 찾아가 이동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동 주민센터와 지역 기관 이동상담도 계획 중이다.
전성규 임상심리전문가는 “말 못할 고민이나 갈등을 바로 해결하지 못해 만성적 정신질환이나 성격 장애로 변질되기도 한다”며 “힐링캠프를 찾아오면 아무런 부담 없이 마음을 안정시키는 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2014-04-3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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