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번식력을 가진 환경 위해 식물인 한삼덩굴은 안양천, 도림천, 목감천 등을 뒤덮고 있는 골칫덩이였다. 하지만 2012년 6월부터 위상이 달라졌다. 당시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은 신도림동 일일동장으로 도림천 일대를 점검하고 있었다. 평소 꽃과 식물에 관심이 많던 이 구청장은 유심히 한삼덩굴을 살펴봤다. 이 구청장은 “이게 약재나 차로 쓸 수 있는 것인데…”라면서 “차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하면 하천정비도 자연스럽게 할 수 있고, 주민들의 건강도 챙길 수 있지 않겠냐”며 아이디어를 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올가을 이 구청장의 아이디어가 현실이 됐다.
구로구는 한삼덩굴을 활용해 율초차를 만들어 각종 행사에서 시음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구는 지난 1월 율초차 시험 생산 계획을 세우고 5월에는 차로 사용할 한삼덩굴의 어린순을 채취했다. 이 어린순은 잔류농약과 중금속 검사를 거쳐 400개(개당 80g)의 율초차로 재탄생했다.
구가 차로 만들면서 미운 오리였던 한삼덩굴은 요즘 주민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구 관계자는 “건강차라는 소문이 나면서 특히 중년 여성들이 많이 참여하는 행사에선 물량이 부족할 정도”라고 말했다. 구는 내년에는 율초차 생산을 늘릴 계획이다. 구는 시와 다른 지역의 자치구, 사업소 등에도 제조법을 제공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2014-11-18 27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