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초 예천군은 호명면 송곡리 산 20-1과 산 21 내 2필지 임야 3만 7488㎡를 도청 공무원과 경찰관 등 공무원 34명으로 구성된 송곡지구 마을정비조합에 12억 9800여만원에 매각했다. 호명 송곡리는 경북도청 소재지(안동·예천)와 차량으로 10분 남짓한 거리다. 이들은 마을정비조합을 결성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국비 14억원까지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과 검찰은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군은 이 과정에서 농촌마을 개발사업 목적을 내세워 군유지 임야 입찰을 통한 공개 매각 절차를 거치지 않고 수의계약으로 매각하면서 군의회 승인을 얻어낸 것으로 밝혀졌다. 2014년 10월 당시 예천 부군수로 근무했던 경북도 김모(57) 국장이 도청 공무원들에게 이 땅을 설명하고, 행정 절차 진행과 군의회 설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송곡지구 조합에는 경북도청 소속 간부급을 포함한 공무원 31명과 안동경찰서 소속 간부 경찰관 1명, 군 공무원 및 일반인 각 1명이 참여했다. 도청 공무원 중에는 아내 명의로 참여한 2급 1명을 비롯해 도내 부단체장 3명, 도 감사관실 직원 4명 등이 포함돼 공무원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게다가 신도시 조성과 관련한 부동산 정보 등을 꿴 도청신도시본부, 건설도시국, 환경산림자원국 등에 근무하는 실무자들이 다수 포함돼 투기 의혹까지 나온다. 현재 이 일대 임야 거래가는 3.3㎡당 70여만원으로 군의 애초 매각 가격 11만 5000원보다 7배 정도 크게 뛰었다.
이 조합은 최근 농식품부 신규마을 조성사업에 응모, 사업 지원 대상으로 확정됐다. 98억 4000만원(국비 10억 800만원·군비 4억 3200만원·자부담 84억원)으로 전원 마을 조성을 위한 기반시설 사업을 할 예정이다.
예천 주민들은 “군이 합리적이고 투명하지 않은 절차와 방식으로 땅을 매각한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일부 특정인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편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도청 이전에 따른 인구 유입책으로 신규마을 조성을 하기로 하고 조합에 수의계약으로 매각했다”면서 “법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안동·예천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