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5월 ‘그린북’ 발표…추경 편성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 안 해
자동차 판매 ↓·할인점 매출액↑…4월 소비 속보지표는 엇갈려정부가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인 10조원 규모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처음으로 공식화했다.
최근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소비·내수 회복세는 아직 견고하지 않고 일자리의 질적 개선도 미흡하다는 진단에 따른 것이다.
그린북은 현재 정부가 진단하는 경기와 그에 대한 대책을 담은 책자로 매달 기재부가 발간한다.
기재부는 이 그린북에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일자리와 관련한 추경 편성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다만 기재부는 추경의 법적 요건 부합 여부나 편성 세부 내용에 대한 질문에는 말을 아꼈다.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일자리위원회 설치를 지시했고 이에 대해 관련 부처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기재부도 법적 요건 등 추경과 관련한 사항을 관련 부서에서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주 과장은 “새 정부 내각 인선 등이 계속되고 있어서 (추경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에 대해서는) 다른 기회에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별도의 보도자료나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겠다”라고 즉답을 피했다.
그린북에 따르면 올해 4월 수출은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품목 호조에 따라 1년 전보다 24.2% 증가했다.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했으며, 증가세는 6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3월 광공업 생산은 수출 호조, 신제품 출시 효과 등에 힘입어 자동차, 디스플레이, 휴대전화,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반등에 성공해 전월보다 1% 증가했다.
같은 달 서비스업 생산은 전문·과학·기술, 부동산·임대 등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0.4% 증가했다. 5개월 연속 증가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업종을 중심으로 전월보다 12.9% 올라 큰 폭의 반등에 성공했다.
건설투자도 민간주택 건설 호조, 사회간접자본(SOC) 집행 확대 등으로 전월보다 3.7% 올라 2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3월 소매판매는 전월과 비교할 때 보합세를 이어갔다. 2월이 3.2%로 큰 폭으로 상승해 기저효과가 있었지만, 소비심리 개선 등으로 전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4월 소비 속보지표는 엇갈리는 상황이다. 국내 승용차 내수판매량은 1년 전보다 6.3% 감소했다. 기재부는 작년 개별소비세 인하 기저효과로 판단했다. 하지만 휘발유·경유 판매량도 2.7% 줄었다.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영향으로 중국인관광객 수는 65.1%나 줄었다.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다.
반면 백화점과 할인점 매출액은 각각 0.5%, 6.8% 늘었고, 카드 국내승인액도 3.8% 증가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1.2로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세 자릿수에 진입했다.
백화점 매출 증가 폭이 크지 않은 이유는 중국인관광객 감소와 관계가 있다. 카드 국내승인액 증가 폭 역시 크지 않은 이유는 주로 법인카드로 납부하는 법인세 납부기일이 근로자의 날로 5월로 넘어갔기 문이라고 기재부는 분석했다.
주환욱 과장은 “소비 속보지표가 엇갈리며 긍정적인 요인과 부정적인 요인이 공존하고 있다”며 “어떤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4월 고용은 제조업 고용부진 완화, 건설업·서비스업 고용증가세 지속 등으로 1년 전보다 취업자가 42만4천명 증가했다. 두 달 연속 40만명 이상 증가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농산물 가격이 안정되고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축소하면서 1년 전보다 1.9% 상승했다. 3월 상승 폭 2.2%보다 둔화했다.
4월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인 순매수, 실물경제 개선 기대 등으로 주가가 상승하고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강세 등으로 상승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계 경제 개선에 따른 수출 증가세가 생산·투자 회복으로 이어지며 성장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수출 증가세 지속과 경제 심리 개선 등 긍정적 회복 신호도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소비 등 내수 회복세는 아직 견고하지 않은 모습”이라며 “고용의 질적 개선이 미흡한 가운데 대외 통상현안, 미국 금리인상 등 대내외 위험요인이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