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부담·여론 악화·지침 강화 따라
부산·대구·광주 구의회 등 전국 확산
내년 선거 앞둬 ‘수사 피하기’ 분석도
19일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의회가 하반기에 진행하려던 국외연수를 취소하고 예산을 반납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일부 지방의회는 해외연수를 강행하려다 수사 부담과 여론 악화에 전격 취소한 뒤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전북의 경우 도의회와 익산, 군산, 정읍, 고창, 임실 등 14개 시·군의회가 대부분 해외연수를 중단했다. 익산시의회는 지난 11일 공무국외연수를 취소하고 예산 1억여원을 지역경제 회복 재원으로 전환했다. 군산시의회도 경기 침체 등을 이유로 공무국외연수를 취소하고 반납 예산을 취약계층 지원, 시민 안전·생활환경 개선 등에 배정하기로 했다. 완주군의회는 제1차 추가경정예산 심의 과정에서 의원들의 해외연수비를 전액 삭감했다.
광주 동구의회는 공무국외연수 예산 3000여만원을 반납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로 민생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예산을 아끼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부산 부산진구의회도 해외연수 예산 1억원을 반납해 민생회복 소비쿠폰 재원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대구 북구의회도 노곡동 수해에 넉달 전 함지산 산불 피해까지 발생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다음달 대만 연수를 취소했다.
충남 아산·천안시의회는 국외연수비를 수해복구 사업비로 전환했다. 대전 중구의회도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예정된 해외연수를 취소했다. 수해와 폭염이 심각한데 외유성 연수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결정이다.
지방의회가 국외연수를 잇따라 취소하는 이유는 경찰이 항공권 조작으로 여행경비를 부풀렸다는 꼬리를 잡고 수사를 확대했기 때문이다. 내년 선거를 앞두고 여론 악화를 의식한 지방의원들의 ‘수사 칼날 피하기’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국민권익위는 243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최근 3년간 915건의 국외출장실태를 전수점검해 항공권을 위조하거나 변조한 405건(44.2%)을 적발,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항공권 조작으로 빼돌린 예산이 18억원, 체재비 과다 지급 및 예산의 목적 외 사용도 5억원을 넘는 것으로 봤다.
전주 임송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