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산림교육원에서 신임 실무자 교육을 받을 때 어느 분이 신임 공직자로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마도 군 생활을 오래해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보였는지 내게 물어본 것 같다. 그래서 몇 권의 책을 소개해 준 적이 있었는데, 그때 징비록과 백범일지, 난중일기, 사기를 소개한 것 같다. 군 재직시절 젊은 장교들에게 서애 유성룡 선생님의 징비록을 많이 선물했고, 얼마 전 항공본부를 떠나 지방산림청으로 이전하는 젊은 공직자에게도 몇권을 선물해 준 적이 있다.
■ 2025년 봄철 산불기간, 우리는 역대급 산불을 경험했다. 3. 21.(금)일에 산청, 하동산불에 이어 3. 22.(토) 경북 안동, 의성산불이다. 또한 22년 3월 4일 경북 울진산불에서 소광리 황장목을 지켜냈지만 10여일 동안 산불과의 사투를 벌였고, 이제껏 최대의 산불인 줄 알았지만, 25년 경북 안동 의성산불에 비하면 그렇게 큰 산불이 아니었던 것 같다. 더군다나, 25년 산불기간 동안에는 헬기 2대가 추락했고, 공무원과 국민 등 많은 분의 인명을 희생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추정되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극한 기상에서의 대응이 어려웠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 과거, 우리는 2005년 양양산불로 낙산사를 잃었고, 2019년 강원 고성 및 강릉 옥계 산불, 2022년 강릉 옥계 및 동해, 삼척 원덕 산불, 2023년 강릉 난곡동 산불과 같은 동해안지역 대형산불을 경험했다.
■ 2026년 다시 봄철 산불조심기간이 왔고, 산림항공본부에서는 25년의 산불과 같은 대형산불에 대응하고자 국산 수리온 헬기에 야간 영상촬영이 가능한 장비(TK-8)를 추가로 장착했고, 1만리터 용량의 담수를 자랑하는 CH-47(시누크)를 도입했고, 25년 대구 함지산 산불에서 처음으로 야간 실전에 투입되었던 수리온 2대와 더불어 S-64 1대와 새로 도입한 CH-47도 야간에 투입될 수 있도록 장비를 장착하여 총 5대의 야간 산불에 대응할 준비를 마쳤다. 더불어, 해외 임차헬기 5대를 전국에 추가 배치하여 25년의 아픔을 반복하지 않으려고 하고있다.
■ 서애 유성룡 선생님의 징비록(懲毖錄)이라는 책이 있다. 1604년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의 7년 동안의 전쟁을 경험하면서 스스로를 징계하여 후환을 대비하려고 했던 책이다. 그러나, 불과 몇 년뒤 우리는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겪었고, 남한산성에서 대항하던 인조임금이 잠실에서 삼배구고두례의 치욕을 겪었다. 징비(懲毖)라는 말은 시경(詩經)의 "予其懲而毖後患(내가 지난날의 일의 잘못을 징계하여 뒤에 후환이 없도록 조심한다)"에서 유래하고 있다. 인간은 신이 아니기에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산림항공본부는 25년 대형산불로 인하여 큰 아픔을 겪었지만, 26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준비해 왔다.
■ 그렇다면, 25년의 안동 의성산불과 같은 대형산불을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우선, 국민들은 산불 발견 시 우선적으로 119나 산림청에 알리는 신고의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산림청과 산림항공본부는 신고된 산불이 확인됨과 동시에 강력한 초동조치를 통해 대형산불로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 압도적이고 강력하게 과잉 대응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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