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학생들로 이뤄진 자원봉사 프로그램… 서울대 학생들로 이뤄진 자원봉사 프로그램 '이웃사랑' 회원들이 무료 과외지도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사진은 서울 관악구 난곡지역 결식아동들과 함께 한 모습. 이웃사랑 제공 |
대학 신입생 시절,‘선착순 100명’이라는 사기성(?) 문구를 본 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에서 운영하는 자원봉사 프로그램 ‘이웃사랑’에 덜컥 지원했다는 한 자원봉사자의 말이다.
서울대생들로 구성된 ‘이웃사랑’의 담당조교 좌현숙(32·여·상담연구원)씨는 “대학이 학문 연구에만 치우쳐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는 소홀히 하는 풍토를 반성하는 의미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또 자원봉사활동에 관심은 있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무료과외부터 노인 한글교실까지 ‘척척’
지난 1997년 시작된 ‘이웃사랑’은 학기별로 150∼200명의 지원자가 꾸준히 몰려 그동안 2000여명이 거쳐갔다.지금도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서울대가 있는 관악구를 중심으로 종합사회복지관과 장애인복지관,보육원,양로원 등 40여개 기관·단체에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특히 봉사활동의 상당부분은 저소득층 자녀에 대한 무료 과외지도가 차지하고 있다.
구로구 고척1동 ‘평화모자원’에서 과외 봉사를 하는 서원택(26·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물리학부대학원 석사과정)씨는 “처음에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으로 만들고 싶어 암기식 공부방식을 은근히 강요하기도 했다.”면서 “하지만 아이들이 무엇을 바라고,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해서 같이 고민하는 것이 더욱 소중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하늘(21·여·서울대 인문대 3학년)씨도 “소외받는 아이들에게는 공부를 가르치는 선생님보다 방과 후 반갑게 맞아주는 언니,누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처음엔 가르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배우는 점이 더 많다.”고 밝혔다.
●함께하는 세상 만들기
‘이웃사랑’은 무료 과외봉사 뿐만 아니라,장애아동 수업 보조와 노인 한글교실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특히 최근에는 탈북자 자녀들을 돕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관악구 봉천동 ‘실로암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활동하는 정충원(21·서울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3학년)씨는 “대학 합격자 오리엔테이션에서 자원봉사활동 지원서를 낸 계기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서는 ‘남’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그에게 적절한 방법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웃사랑’ 회원들은 1주일에 평균 3∼4시간씩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시간적 여유가 있는 방학에는 더 많은 시간을 봉사활동에 할애한다.
또 이들을 필요로 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있으면 위치에 상관없이 달려간다.좌씨는 “자원봉사의 생활화가 이뤄지는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면서 “다만 자원봉사자들이 중간에 그만 둬 대상자들에게 상처를 안겨주는 경우가 가장 안타깝다.”고 덧붙였다.자원봉사 참여 및 신청은 방문(서울대 14동 207호)이나 전화(02-880-8658),인터넷 홈페이지(snucounsel.snu.ac.kr) 등을 통해 받는다.이용시간은 월∼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장세훈기자·손병산시민기자
shjang@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