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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숭례초등 어머니 배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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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 맞고 살아남았어요

“숭례초등에는 ‘치맛바람’은 없습니다. 단지 ‘배구바람’만 있어요.”

170㎝에 가까운 키, 아이를 둘 이상 낳았다고 믿기 어려운 몸매를 가진 ‘날렵한 아줌마’들이 모여 일을 냈다. 서울 성북구 숭례초등학교 어머니 배구팀이 지난 2일 성북구민체육관에서 열린 제13회 성북구청장기 배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에 이어 2연패다.

청소년대표 출신 코치…전용 체육관도 갖춰

숭례초 어머니팀이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쥔 데는 이유가 있다. 우선 5학년과 6학년에 다니는 두 아이를 둔 청소년대표 출신 문효숙(36)씨가 어머니들을 철저히 지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씨는 “어머니들이 모두 배구를 전혀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서로가 무척 힘들다.”면서 “하지만 활기찬 팀 분위기 속에서 선배 어머니들이 격려를 해주기 때문에 2∼3개월만 지나면 기량도 늘고 배구가 좋아지게 된다.”고 강조했다.


숭례초등학교 어머니 배구단이 선수들이 배구공을 하나씩 들고 ‘아자’를 외치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또다른 이유는 전용 체육관이 있다는 것이다. 숭례초등에는 바닥이 마루로 된 체육관이 있는데, 이를 이 학교 이형호(48) 교장선생님이 어머니 배구팀을 위해 기꺼이 이용하도록 해줬다. 이 선생님은 “학부형들이 배구를 하면서 학교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면서 “항상 적극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에 아이들 정서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숭례초 어머니 배구팀은 자녀가 이 학교에 다니는 어머니만 가입할 수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자동적으로 선수자격을 상실하게 된다. 이 규정은 비단 숭례초등 팀뿐만 아니라 성북구에 있는 다른 초등학교 자모회 팀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결국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어머니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동호회를 만들게 됐는데, 이런 이유로 성북구에는 초등학교 어머니팀 7개 외에도 여자 배구 동호회가 6개가 더 있다.

첩보전 방불케 하는 ‘선수 모셔오기´

한편 우수한 후배를 모집하기 위한 숭례초 어머니 배구팀 선배들의 노력은 첩보작전을 방불케 한다. 철저히 ‘맨투맨’방식이다. 일단 학교에서 열리는 학부모 모임에 참석하는 어머니들 가운데 키가 크고 몸매가 호리호리한 사람을 점찍어 둔다. 그리고 난 뒤 학교 선생님이나 아이들 혹은 아이친구들 등 온갖 정보망을 동원해 신상정보를 파악한다. 모인 정보를 분석해 선배 어머니들 가운데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을 ‘스카우터’로 선정해 작업(?)에 들어간다. 영입 대상 어머니의 아이가 선배선수 어머니의 아이와 학년이 같거나 혹시 같은 반이면 100%영입 성공이다. 이렇게 가입된 어머니들은 보통 2∼3개월 이내에 끝까지 남을 사람과 중도포기할 사람이 나뉜다고 한다.

문효숙 코치는 “가입하고 2∼3개월 안에 배구가 너무 좋아서 견딜 수 없는 느낌이 오면 끝까지 가는 것”이라면서 “엄마들끼리는 그것을 ‘배구뽕’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팀의 회장이자 세터를 맡고 있는 유경자(39)씨는 “3학년된 딸아이가 엄마를 자랑스러워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는 “아이가 자랑스러워 하는 것은 운동을 잘 하는 엄마가 아니라 적극적이고 활동적인 엄마”라고 덧붙인뒤 “배구를 하면서 배우게 된 적극성은 본인을 위해서는 물론, 아이와 가족을 위해서도 큰 도움”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일까.‘처녀같은 아줌마’들의 ‘배구바람’은 오늘도 계속된다.

글 사진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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