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각의에는 정병석 차관이 대신 참석했다. 오후에 과천 노동부 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도 정 차관이 주재했다.
노동부 주변에서는 “이제 새 장관이 정식으로 임명될 때까지 차관 체제로 가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당연히 나왔다. 장관이 지방청 방문을 이유로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노동부의 한 직원은 “‘한지붕 두 장관’이라지만, 내정자보다 현직 장관의 처신이 훨씬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내정자가 있는 만큼 현 장관은 처신이 어려워 지방관서 순시 등을 이유로 자리를 비운 채 외곽으로 돌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김 장관은 지난 2일 청와대의 부분 개각 발표 이후 4일은 강릉지방노동사무소,5일은 태백과 영월 지방노동사무소를 각각 찾았다. 앞으로도 외곽조직에 대한 격려 방문은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의 한 간부는 “지방노동사무소 방문은 김 장관이 오래전에 약속한 것”이라고 전했다.
불편한 분위기를 피해 지방을 돌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을 덧붙였지만,‘퇴임 이전에 약속지키기’라는 점에서 김 장관이 주변정리에 들어간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른 간부는 “김 장관이 새 장관 내정 이후 정책적인 문제에 관여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는 “장관 내정자와 한달 이상 공존하는 시스템은 현 장관뿐 아니라 직원들에게도 어색하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이상수 장관 내정자는 과천청사에서 가까운 노동부 감사실 건물에 사무실을 차리고 국회 인사청문회에 필요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각의에 김 장관과 ‘같은 처지’에 있는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과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은 직접 참석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2006-1-11 0:0: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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