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2월과 3월 ‘노숙인 일자리 갖기 사업’을 통해 각각 600개와 500개의 일자리를 노숙자들에게 제공했다. 다음달 6일 3차 사업에서 마지막으로 300개의 일자리를 추가 제공한다.
서울시는 노숙자를 약 3200여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200여명은 타지역으로 보냈다. 이들을 제외하면 3000여명이 서울시에 있는 셈이다. 시는 이들 가운데 1400여명은 노약자이거나 알코올 의존증과 정신질환 등을 겪고 있어 근로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시는 근로능력이 있어 자활에 성공할 수 있는 노숙자 1600여명에게 근로 기회를 한 차례씩은 주겠다는 취지로 이 사업을 추진했다.3차 사업이 실시되면 모두 1400여명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아울러 지난 3일 일부 노숙자의 불참으로 빈 자리에 200여명을 대체 투입한 것을 합치면 1600여명이 돼 모든 노숙자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이 사업으로 그동안 149명이 더 나은 곳으로 일자리를 옮기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시 이충열 노숙인대책반장은 이에대해 “봄철에는 건설공사현장이 늘기 때문에 149명이 하루에 6만∼10만원을 받는 건설현장으로 떠났다.”고 말했다. 현재 노숙자에게 제공된 일자리 가운데 가장 비싼 하루 일당은 5만원정도이다.
하지만 연락이 두절된 채 공사장에 나오지 않는 노숙자도 288명이나 된다. 이 반장은 “이들에 대해선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서 “노숙자는 일정한 연락처나 주거처가 없어 떠나면 행방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보현의 집’ 오진환 부장은 “시설에서 10명 가운데 4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면서 “참여인원 가운데 30%는 자활 가능성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세부적인 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랐다.‘아침을 여는 집’ 이주원 소장은 “작업 현장에서 처음부터 노숙자로 찍혀 눈총을 받는다는 상담을 여러 차례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치색이 짙다.”면서 “제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당국의 관심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성공회대 정원오 교수는 “일자리 숫자를 늘리는데만 급급한 면이 있다.”면서 “노숙자마다 적성과 원하는 임금이 달라 질적인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충열 반장은 “효과 여부는 하반기에 나타날 것”이라면서 “아직 두달밖에 안 돼 결과를 논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3차 사업은 1∼2차와 달리 근로능력이 적은 사람들을 위해 공원 청소 등 ‘가벼운 일자리’위주로 마련할 예정이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