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설관리공단에는 최근 ‘사과를 사수하라.’는 예사롭지 않은 특명이 떨어졌다. 청계천 하류 구간인 고산자교에서 신답철교사이 제방 위에 심은 116그루의 사과나무에 약 2000개의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당초 청계천변에 열린 사과는 이보다 훨씬 많은 2500여개나 됐다. 하지만 지난 6월 사과 열매에 봉지를 씌운 뒤부터 사과를 하나 둘씩 따가는 시민들이 생겨났다.
사과를 따기 위해 가지를 마구 꺾는 등 나무 자체를 훼손하는 시민들까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실 시민들의 ‘사과 서리’는 올해가 처음이 아니다.
서울시는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지난해 충북 충주시의 도움으로 충주의 명품으로 꼽히는 사과나무를 청계천변에 옮겨 심었다.
하지만 수확을 할 10월 중순이 되자 온전히 남아있는 사과는 거의 없었다. 재미삼아 사과를 따가는 시민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이에 공단은 지난해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여러가지 대책을 마련했다. 자원봉사자들과 공익요원을 동원해 24시간 사과나무를 순찰하는가 하면, 사과나무마다 소형 안내문을 부착해 사과를 따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공단측은 앞으로도 인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명예 지킴이’를 선발해 시민들과 함께 사과를 보호할 예정이다.
공단 관계자는 “‘사과열매 사수작전’이 성공적으로 완수되면 오는 10월 중순에 사과를 수확해 불우이웃돕기 자선행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