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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가보았지] (3)품행제로 원숭이 ‘가지’ 물개쇼 단역배우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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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새롭게 단장한 뒤 대공원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물개·돌고래 쇼에는 사람을 제외한 포유동물 한 마리가 등장한다. 물개 쇼가 진행되는 중간쯤 태극기를 흔들며 지나가는 10초짜리 단역 배우, 필리핀 원숭이 ‘가지’(♀·6세)가 주인공이다.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아련히 남아 있는 물개 쇼의 청소부 역을 맡았던 앙증맞은 원숭이가 바로 가지다. 그런데 조연을 맡아 인기를 끌던 가지가 왜 단역배우로 전락하게 된 걸까.

대공원에서 새로운 공연 준비에 착수한 것은 지난 1월. 추운 겨울 차가운 물 속에서 그야말로 살을 에는 듯한 아픔을 견디며 모두가 한 마음이 돼 동계훈련에 임했다. 하지만 태도 불량에 실력 부족인 낙제생이 있었으니, 바로 가지였다.

공연 중에 갑자기 멈춰 서는 돌발행동을 하는 것은 그래도 애교로 봐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을 때는 나긋나긋하게 굴다가 조련사와 둘만 있을 때는 난폭하게 돌변했다. 피해자가 한둘이 아니었다. 고참 조련사가 안 보이면 신참 조련사를 꼬집고 할퀴면서 무시하기까지 했다.‘품행 제로’ 가지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던 물개팀은 급기야 가지를 퇴출시키기로 했다.

사실 가지의 성격은 동물원 내에서도 유명하다. 동물원에 오게 된 것도 2001년 주인이 성격이 안 좋아 도저히 못 키우겠다며 가져왔다. 오죽하면 조련사들이 이름을 지을 때 성은 ‘싸’, 이름은 ‘가지’로 지었을까.

퇴출된 뒤 처음에는 힘든 훈련을 안 한다고 마냥 좋아하기만 하던 (싸)가지,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혼자 처량하게 남겨진 외로움에 물개 쇼를 할 때마다 장막 뒤에서 훔쳐보는 버릇까지 생기게 됐다. 결국 조련사들은 2주 전부터 가지를 공연에 투입, 간단한 연기를 맡겼다.

가지가 본격적인 역할을 맡게 되는 것은 내년에 선보일 물개 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훈련에서 개과천선했을 때의 얘기다. 말썽꾸러기 ‘싸가지’가 성공적인 귀환을 할 수 있을지 내년이 기다려진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2006-9-1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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