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주나 가로등주에 더덕더덕 붙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각종 광고물을 인조 잔디를 이용해 확실히 처리하는 자치구가 있다.
서초구(구청장 박성중)는 지난해 말부터 인조 잔디를 가로등주 하단부에 설치해 불법광고물을 뿌리뽑고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장 등 바닥에 설치하는 인조잔디를 발상의 전환으로 가로등주 포장에 사용한 것이다.
그 결과 불법광고물을 원천 봉쇄하는 데 성공한 것은 물론 푸른 잔디로 도로변 환경까지 업그레이드됐다. 또 인조잔디가 주변 미세먼지를 흡수해 친환경적 효과까지 보고 있다. 구 관계자는 “인조잔디에 도로변 미세먼지가 달라 붙어 환경정화 효과가 있는 데다 비가 오면 인조잔디의 먼지가 싹 씻겨 내려가 따로 청소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 인조잔디의 설치비는 개당 4만 5000원 정도로 기존에 설치했던 고무포장의 절반 가격이다. 게다가 불법광고물을 제거하기 위해 동원했던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10억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가로등주에 인조잔디를 포장하기는 국내에서 서초구가 처음으로 이색적인 행정혁신 아이디어로 꼽히고 있다. 최근 서울시가 25개 구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6 서울시 지방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도 최우수상을 받았다.
아이디어의 주인공은 구청 토목과 성태진 주임으로 100만원의 상금을 받기도 했다. 성 주임은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을 보다가 인조잔디를 바닥에만 깔라는 법이 없지 않나 생각해 아이디어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서초구는 인조잔디의 효과가 획기적인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설치 구역을 확대해 올해 연말까지 모두 800곳의 도로변 가로등주에 인조잔디를 설치할 계획이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2006-10-26 0:0:0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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