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명의 마을원로들
신정5동은 지난 6월 마을원로제를 시범 실시했다. 우선 마을 경로당 회장을 원로로 추대했다. 서부경로당 이영복(76), 양동경로당 박동화(71), 청솔경로당 윤석현(83) 회장 등 103명의 어르신이 그들이다.
이영복 회장은 “선거 때는 노인복지를 운운하지만 노인들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이들은 적었다.”면서 “마을원로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양천구 사회복지과 관계자는 “지역갈등 등 어르신들의 경륜이 필요한 부분에서 조정자로서 자문역할을 톡톡히 해냈다.”고 말했다.
마을원로들이 하는 일은 다양하다. 우선 통·반장과 동 자치위원회 위원 위촉심사 등에 참여한다. 마을의 크고 작은 현안이 있을 때는 각종 회의 등에 참석, 의견을 개진하는 자문위원의 역할을 행사한다.
또 어린이공원 가꾸기사업이나 교통안내, 한문과 예절교실 등 그간 자체적으로 진행하던 사업을 총지휘하는 역할도 함께 하고 있다. 동장명의로 추대증서를 마련했고, 일부 동에서는 원로임을 알릴 수 있는 기념메달을 만들어 증정했다.
●참여를 통한 노인복지
한달 시범실시에 이어 이제 막 본격 시행됐지만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마을행사를 하면 어른들을 가장 먼저 소개하는 관행이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았다. 또 마을회의에서 노인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통로가 생겼다.
신정5동 한영찬 행정민원팀장은 “작은 변화지만 노인들의 권위와 위상이 차츰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노인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양천구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만 2700여명. 이 중 1만 9000여명의 노인은 경로당과 노인종합복지관, 노인교실 등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지만 이들의 의견을 구정에 반영할 창구는 거의 없었다.
추재엽 양천구청장은 “불과 10∼20년 전만해도 전국 어느 마을이든 대소사 때 자문을 구하는 원로가 계셨다.”면서 “도시화로 설 자리를 잃고 있는 어르신들의 자리를 되돌려 드리려는 작은 실험이 조용하게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2007-7-20 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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