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관 등 20곳에서 탐내요”
서울 강서구 염창초등학교의 1학년 교실. 우리말 식물이름 유래를 가르치던 여선생님이 “교과서를 덮고 ‘환이랑 경이랑’을 펴세요.”라고 말하자 학생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얇은 교재 한 권을 꺼내든다. 책에는 노란색 꽃이 달린 한 다년생 식물 사진이 담겨 있다. “이 풀 이름은 애기똥풀인데요. 풀이 꼭 어린 아이의 똥처럼 생겼다고 그렇게 이름 붙인 거예요.” 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은 ‘아기똥’이라는 말에 웃음보를 터뜨린다. 선생님은 직접 구해 온 애기똥풀을 보여 주며 “지금 지구가 많이 아파서 이렇게 예쁜 풀들이 없어지고 있어요. 지구를 더 아끼고 사랑해야 해요.”라고 강조한다. 수업을 진행한 김명자 교사는 “어린이들이 쉽게 알 수 있는 소재를 통해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일깨우도록 교재 내용이 이뤄져 있다.”고 설명한다.●서울지역 584개 초교서 교재로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이 공동 개발한 환경교과서 ‘환이랑 경이랑 함께 하는 초록 서울’(이하 ‘환이랑 경이랑’)이 전국 지자체들의 환경교재 벤치마킹 사례로 떠오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4월 보급을 시작한 ‘환이랑 경이랑’(1~2학년용)은 현재 서울지역 584개 전체 초등학교 1~2학년생 20여만명에게 배포돼 교재로 쓰이고 있다. 시는 당초 서울지역 초등학생에게 배포하기 위해 20만부 정도 인쇄했지만, 다른 지자체에서도 주문이 이어져 이미 두 차례 추가 인쇄를 마쳤다.
환경부는 ‘환이랑 경이랑’을 모델로 전국 초등학교 3~4학년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교재 개발에 착수했으며,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서울 송파구, 경남 창원, 대구, 강원도, 유엔환경계획(UNEP) 한국위원회 등 20여곳에서도 서울시에 ‘환이랑 경이랑’의 개발 관련 자료를 요청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 환경행정 담당 은진아 주임은 “서울 이외에 지역에 사는 학부모들로부터 ‘우리 아이들도 그 책을 보게 하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현재 시 홈페이지 등에 전자책 형태로 내려받을 수 있게 올려 놓았다.”고 설명했다.
●사례·연습 위주… 자연스럽게 학습
‘환이랑 경이랑’이 성공을 거둔 것은 기존 환경 교재들과 차별화된 구성방식을 채택한 덕분이다. 지금까지 교육청, 환경부, 환경관련 단체들이 환경 교재를 개발하기는 했지만, 정규 교과와의 연계성이 떨어져 활용도가 낮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환이랑 경이랑’은 개발 당시부터 철저하게 초등학교 5개 교과과목(국어·수학·바른 생활·슬기로운 생활·즐거운 생활) 내 수업 과정과 연계, 5~10분씩 보조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워크북’(사례와 연습 위주로 구성된 교재) 형태로 제작됐다. 예를 들면 1학년 1학기 슬기로운 생활에서 ‘여름에 필요한 것들을 그려 봅시다.’를 공부하다, ‘환이랑 경이랑’을 펼쳐 에어컨, 선풍기, 부채 등 여름철에 필요한 냉방기기들의 전력 사용량을 비교하도록 해 자연스럽게 ‘에너지절약형 여름나기’를 유도하는 식이다.
서울시와 시교육청은 1~2학년용 교재의 성공을 발판 삼아 순차적으로 6학년 교재까지 개발, 2011년부터는 서울지역 전체 초등학생 67만여명에게 환경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기춘 서울시 맑은환경본부장은 “환경의식을 갖춘 성인을 길러 내기 위한 환경교육은 초등학교 시절에 이뤄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어려서부터 환경의식을 갖춘 에코 키즈(eco-kids)를 길러내 우리사회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글 류지영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2009-6-18 0:0:0 2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