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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 16개 시·도를 통해 ‘2010년 희망근로 사업 참여자 모집 공고’를 낸 결과 모두 45만 3431명이 신청했다.
이는 올해 희망근로 사업의 전체 물량 10만명을 4배 이상 크게 초과한 것. 특히 부산·인천·대전시와 강원·충북·전북·전남·경북도 등 8개 시·도는 5배를 초과하는 등 전국적으로 극심한 경쟁률을 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올해 희망근로 사업 전체 물량이 지난해 물량(25만명)보다 60% 감소한 데다 신청자들도 희망근로 사업이 다른 일자리 사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무 강도는 낮은 반면 보수는 높은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자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희망근로가 실속 없이 어영부영 실시된 나머지 주민들에게 희망근로는 ‘놀면서 돈 벌 수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고 귀띔했다.
전국 230개 시·군·구들은 이달 말까지 희망근로 참여 인력을 선발한다. 사업은 다음 달부터 일제히 시작된다.
지자체들은 선발 과정에서 민원 발생 최소화를 위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방침이다. 희망근로 신청 인원이 상당수 목표 인원에 미달됐던 지난해보다 개인별 재산 및 연금수령 내역 등을 면밀히 확인하고 행안부의 선발 기준을 엄수해 선발한다는 것.
하지만 지자체들의 고민은 벌써 이만저만이 아니다. 경쟁률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청자들이 해당 지자체에 어려운 사정을 이야기하며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민원성 방문 또는 전화가 쇄도하고 있어서다. 특히 6·2지방선거 출마를 앞둔 지방의원, 단체장 및 지방의원 출마 예상자들이 표를 의식해 자신이 추천하는 주민들을 반드시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시켜 주도록 지자체에 압력까지 행사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한 의원은 “희망근로 신청자들이 막무가내로 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경우가 있다.”면서 “대상자 선발 후 탈락 사유 등 심사 내용을 본인들에게 공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75명 모집에 541명이 신청해 7대1의 경쟁률을 보인 경북 군위군은 다음달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시 행정인턴 채용 예산 등 다른 일자리 사업 예산을 희망근로사업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돼 지자체들이 선발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우려된다.”면서 “방관할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돼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희망근로 사업 기간은 다음 달부터 4개월간이며, 참가자의 하루 임금은 3만 6000원(간식비 3000원 포함)이다.
전국종합 대구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2010-02-05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