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0억원 규모의 서울 마곡지구 내 수변공간 조성 사업이 존폐 기로에 놓였다.
서울시 관계자는 5일 “마곡 워터프런트사업을 축소하거나 백지화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마곡지구는 강서구 마곡·가양동 일대 366만 5336㎡ 규모이다. 서울에 남아 있는 마지막 대규모 미개발지다. 시는 2012년까지 이곳에 도로와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을 갖춘 뒤 SH공사의 자체 개발이나 민간분양 등의 형태로 토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개발에 필요한 예산은 총 8조 5000억원이다. 이 중 지금까지 토지 보상 등에 3조 5000억원이 쓰였다. 남은 사업비 5조원 중 9000억원 정도가 워터프런트사업에 쓰일 예산이다.
워터프런트사업은 한강 물을 끌어들여 인공 호수를 만들고 호수 주변을 호텔과 컨벤션센터, 요트선착장, 놀이시설 등 79만 1000㎡의 수변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강서구는 지난 2월 워터프런트 조성 내용을 추가한 ‘마곡도시개발 구역 변경지정 및 개발계획변경’을 고시한 뒤 서울시와 실시계획인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워터프런트사업은 경제성과 환경성 등에 대한 문제가 꾸준히 제기됐다. 지난달 1일 취임한 노현송 강서구청장도 선거 당시 사업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수천억원을 들여 땅을 파내 물길을 내기보다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서울시의 부채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워터프런트와 같은 대규모 개발 사업을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바뀌었다. 지난해 말 기준 시와 시 산하기관 부채는 모두 23조 6356억원에 이르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은 데다 사업 예산에 대한 시의회 통과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합리적인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2010-08-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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