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도에 전달되는 것은 직무행위 해당…실현 어렵다”
직무정지 상태인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17일 ‘열린 지사실’ 문을 열고 도민 의견수렴에 나섰다.그러나 이에대해 강원도와 한나라당 강원도당은 ‘직무행위에 해당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열린 지사실은 이 지사가 취임 후 도내 곳곳을 방문해 여론을 수렴하는 과정에서 ‘도민들이 원할 때 직접 도지사를 만나 얘기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건의를 받아들여 이뤄졌다.
이 지사는 매주 화요일 오후 2~6시까지 도 공영빌딩 1층에 마련한 개인 사무실에서 도민을 만나 더욱 생생하고 다양한 도민들의 현장 목소리를 듣겠다는 각오다.
이날 처음 문을 연 열린 지사실에는 춘천과 양구 등 각지에서 온 민원인들이 무상급식과 장애인 정책 등과 관련된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춘천에 사는 김정애.김정숙씨는 “친환경무상급식 정책이 효과적으로 시행되려면 지역에 친환경무상급식지원센터가 설립돼야 한다”며 “(도지사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주문했다.
또 민원인 자격으로 열린 지사실을 찾은 김흥수 강원도장애인단체연합회장은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 많이 개선됐지만,아직도 주변에는 불편을 안고 힘들게 살아가는 장애인들이 많다”며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강원도가 되게 해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장애인 문제와 관련 “조만간 장애인들과 모임을 갖자”고 제안했고,친환경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철원지역은 저농약쌀이 1천800t이 생산되지만,정선 등은 부족하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농협과 도교육청이 만나야 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민원인과의 상담 내용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해 공무원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무원들이 언론을 통해 제기된 민원이나 현안도 해결하는 상황에서 현직 지사에게 제기된 민원을 간과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강원도는 열린 지사실을 통해 제기된 내용이 이 지사 개인의 정책 수립에 참조되거나 민주당 측에 전달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강원도에 전달되는 것은 직무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실현이 어렵다는 견해다.
한편,한나라당 강원도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 지사가 별도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것은 외적으로는 도민 여론 수렴이라지만 실제로는 도민과 공무원 조직에 불편을 끼치고 혼란을 일으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지사는 엄연히 직무정지 중”이라며 “도지사 관사나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은 도지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 차원이지 직무수행을 위함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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