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광주공항 존치·확장보다는 무안 국제공항으로 통합하는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주·전남 지역 주민 간 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전남도와 주민들은 광주공항이 조속히 무안공항으로 통합되기를 촉구하고 있으나 광주시는 국제선 재유치를 통한 공항 활성화를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정부가 마련 중인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안)에 따르면 광주공항의 국내선 기능을 무안공항으로 조속히 통합하고, 광주공항 시설 투자도 더 이상 하지 않기로 명시했다.
2008년 광주공항의 국제선이 무안공항으로 옮긴 이후 국내선 수요마저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데다 호남고속철도가 개통(2014년 예정)될 경우 공항의 항공수요가 크게 줄어들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광주시는 이번 정부의 공항개발계획에는 지역의 항공수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며 국내선 공항 기능 유지, 국제선 재취항 허용 등을 4차 계획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공항은 지난해 말 14억여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이는 다른 지방 공항에 비해 적자 규모가 적은 데다 국내 여객과 화물 수요도 4~5위권으로 양호한 수준”이라며 반발했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당선자 시절부터 “지역 산업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광주공항의 국내선 존치와 국제선 재취항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광주시민사회단체총연합은 14일 오후 동구 KT빌딩 세미나실에서 ‘광주공항과 지역경제 파급 효과 대토론회’를 갖고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통합 반대와 국제선 재취항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목포상공회의소 등 전남 지역 11개 시·군 단체협의회는 최근 무안국제공항에서 ‘광주공항 국내선의 무안국제공항 이전’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양 지역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한편 KTX가 개통되면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이용객 감소율이 전국 지방 공항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박기춘 의원은 최근 공개한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호남고속철 1단계 개통이 이뤄지는 2014년에는 김포~광주, 김포~무안 노선의 승객 수요 감소율이 64.2%로 전국 지방 공항 가운데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2010-10-15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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