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신고 하루전 도축… 경기도·인천 “확인중”
구제역과 조류독감, 신종 인플루엔자로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구제역 의심 소가 도축돼 유통되고 구제역 최초 의심신고가 상부기관에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등 곳곳에서 허점이 드러났다. 또 경북 영주에서 구제역이 추가로 발생, 전국적으로 35개 지역에 구제역이 확산됐다.●신종플루 확진·의심 환자 추가
12일 방역당국 등에 따르면 경북 봉화군의 구제역 발병 농가에서 길러진 소 3마리가 도축돼 경매를 거쳐 시중에 팔려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 봉화에서 구제역이 보고된 것은 지난 8일. 이 소들은 이보다 하루 앞선 지난 7일 도축됐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것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3마리의 소는 서울과 경기도, 인천 등으로 팔려나갔다. 서울시는 역추적을 통해 유통된 소를 모두 수거, 폐기 처분했다. 경기도는 일부 시민들에게 팔린 것을 제외하고 수거 중이다. 하지만 인천시는 아직 사태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구제역은 사람에게 전염되는 병이 아니고 50도 이상 고온에서 익히면 병균이 죽기 때문에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날 안동시에 따르면 시에 최초로 구제역 의심신고가 들어온 것은 지난달 24일 오후로 실제로 시 당국 장부에 기록된 26일보다 이틀이나 앞선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시는 무슨 이유에선지 ‘24일 저녁’을 밝히지 않았고 이틀 뒤인 26일에 재차 의심신고가 접수된 것부터 장부에 기록했다. 그러나 26일 신고마저도 가축위생시험소의 간이검사 결과, 음성(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정됐다는 이유로 농림수산식품부 산하 국립수의과학검역원(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 이틀 뒤인 28일에 또 다른 신고가 접수되고 나서야 정밀검사를 실시했고 이튿날인 29일에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오면서 사태는 확산됐다.
●서산,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주력
이번 구제역 사태는 안동에서만 20여개 지역으로 확산되고 인근 예천과 영양, 영주, 봉화 지역으로까지 번지면서 지금까지 14일 동안 10만 마리에 가까운 소와 돼지 등이 살처분됐다. 이 때문에 최초 신고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역학 조사를 실시했다면 사태 확산을 최소화하면서 축산농가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안동시 담당자는 “최초 신고 때부터 전문검사기관에 의뢰했는데 간이검사 결과가 잇따라 음성으로 나오다 보니 좀 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자치단체는 검사기관이 아닌 데다 이번 사태가 사상 초유였기 때문에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학생 16명이 신종플루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대전의 B초등학교는 13일 하루 휴업키로 했다. 이 학교에서는 지난 6일 발열증세로 학생 4명이 결석한 것을 시작으로 한 학급 14명 등 모두 16명이 신종 인플루엔자 A형 확진판정을 받았으며 감염자가 많은 학급에 대해서는 지난 9일부터 휴반 조치가 내려졌다. 또 대구지역 초·중학생 2명이, 광주지역에서 초등학생 1명이 신종플루 확진 환자로 판명됐다.
한편 야생 수리부엉이에서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되면서 방역작업에 나선 충남 서산시는 3일째인 이날도 인력 20여명과 차량 2대를 투입해 방역에 주력했다.
전국종합·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