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동무 되고 밑반찬 챙기고
경기 양주시 광적면에 사는 윤모 할아버지는 2006년 아내를 잃은 뒤 5년째 홀로 생활하고 있다. 돌봐줄 자식이 없는 데다 벌이도 없어 기초생활보호대상자에게 지급되는 17만 6000원이 할아버지의 한달 생활비다.
게다가 불면증과 고혈압으로 매일 수면제를 복용하지 않으면 잠을 이루지 못한다.
낮에는 경로당에서 청소를 도맡아 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은 혼자 TV와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윤 할아버지에게 일주일에 두 차례씩 찾아오는 부녀회원들은 여간 반갑지 않다.
경기북부청이 자원봉사자인 새마을부녀회원들을 활용, 혼자 살고 있는 노인들을 돌보는 ‘생활밀착형 홀몸노인 돌봄’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윤 할아버지에게도 말동무가 생긴 것이다.
양주시 광적면 부녀회원들이 윤 할아버지를 방문하는 날인 지난 22일 오후, 윤 할아버지는 부녀회원들이 도착하기 20분 전부터 대문 앞에 나와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집에 양효숙(52·여) 광적면 새마을부녀회장을 비롯해 5명의 부녀회원들이 나타나자 윤 할아버지는 반갑게 손을 덥석 잡았다.
부녀회원들이 정성스럽게 준비한 반찬을 열어 보며 흐믓해하던 윤 할아버지는 밀린 이야기를 쏟아냈다.
이렇게 부녀회원들과 노인들 사이에서 오고간 이야기는 곧바로 해당 주민지원센터에 보고되고, 홀몸노인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정책으로 이어진다.
부녀회원들은 노인돌보미 역할까지 수행하며 집을 청소하고, 밑반찬을 챙기고 나서야 대문을 나섰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2011-11-24 1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