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시간 제한한다면서 대형마트 신축 허가
경기 시흥시가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 제한 등에 대한 조례 개정을 추진하면서 재래시장과 가까운 곳에 대형 마트 신축을 허용해 상인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다.신축 마트는 지하 1층, 지상 5층 규모로 연면적 2만 2724㎡에 용적률 170.4%를 적용했다. 이곳 대형 마트가 개점하면 700여m 거리에 위치한 신천동 삼미시장과 대야·신천·은행동 일대 동네슈퍼 등 영세상인들의 영업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재래시장 등 상인들은 전국상인연합회와 연계해 신축을 허가한 시에 항의하고 있다. 리모델링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대형 마트 신축을 어떤 의도로 허용했는지 인허가 과정까지 캐묻고 있다.
삼미시장 관계자는 “한편에서는 대형 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마트 신축을 허가한 것은 대기업을 편드는 이중 행태”라며 “시장 면담을 요청할 계획인데 거부할 경우 상인들과 연대해 집단행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는 L마트가 허가상으로는 개설등록이 아닌 기존 시설 변경등록이어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재래시장과의 거리가 1㎞ 이내이지만 기존 건물을 재신축하는 것이어서 관련법상 문제되지 않는다.”면서 “재래시장과 상인들의 반발을 우려해 L마트에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세상인들은 최근 정부까지 나서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과는 달리 대형 마트 신축을 허용한 시에 집단행동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영세상인과 시흥시, 대기업 사이의 갈등이 증폭될 전망이다.
한편 시는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내용의 조례안을 마련, 입법예고와 여론 수렴을 거쳐 4월 시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조례안에는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영업제한, 매월 2일 이내 의무 휴업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영업시간 제한 대상은 관내 대형 마트 4곳, 기업형 슈퍼마켓 9곳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2012-02-28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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