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K2사와 MOU 교환 후 2년간 사업 정체
광주시가 문화콘텐츠 산업을 육성한다며 한·미 합작법인을 설립해 투자하는 과정에서 일 처리 잘못으로 650만 달러를 날리는 등 사실상 ‘사기’를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 합작법인 형사고발 조치
또 자본과 기술력 등이 검증되지도 않고, 실체가 불분명한 미국 K2사의 말만 믿고 투자 양해각서(MOU)을 교환하고서 2년 가까이 질질 끌려다니다가 최근엔 각종 비용·배상금 등을 면제하는 면책 약정에 서명하는 등 투자유치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줬다.
감사원은 1일 이런 책임을 물어 광주시에 주의 조치하고,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만든 광주문화콘텐츠투자법인(GCIC)과 한·미 합작법인 갬코(GAMCO) 대표이사 김모씨에 대해 배임 혐의로 형사 고발하고 손해배상도 청구하도록 통보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시의 합작투자 법인 설립과 투자유치, 투자금 운용과 갬코에 대한 지도·감독 소홀 등 모든 과정이 ‘부실덩어리’였다.
시가 문화산업 육성을 위해 투자유치에 나선 것은 지난 2010년 10월. 시는 당시 한국의 한 문화관련 업체의 소개로 미국 3D컨버팅 업체인 K2Eon사와 MOU를 교환하고 이듬해 1월 양측이 “1억 달러를 출자해 합작법인인 갬코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시는 이 회사가 3D와 항공우주산업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시는 당시 이 회사가 제공하는 영화 3D 컨버팅 물량 2500시간(영화 1200편 6억 7000만 달러 규모)을 수주하고, 최근 개관한 광주CGI센터를 할리우드 영화의 포스트 프로덕션으로 활용키로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3D컨버팅 기술과 마케팅을 맡고, 시는 4500만 달러를 대기로 했으나 투자 자금 확보에 실패했다. 시는 예산 100억원을 출자,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 산하에 GCIC를 발족했다.
●市 “계약성과 없을 땐 법적대응할 것”
GCIC는 출자금 가운데 71억원을 갬코에 투자했다. GCIC와 갬코는 K2사의 요구에 따라 지난해 1~7월 ▲법률자문·출장비 100만 달러 ▲영화 후반 작업 등 400만 달러 ▲영화배우 알 파치노 초청 이벤트 경비 50만 달러 ▲3D 워크스테이션 100대분 100만 달러 등 총 650만 달러를 송금했다.
시는 이에 대해 “현재 K2사가 6월 현지 테스트를 거쳐 3D 변환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워크스테이션을 선적하기로 했다.”며 “올 상반기 중 계약 이행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K2사와 GCIC를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