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연제구 재활용품 브랜드 ‘나누비’ 상표등록 신청
“앞으로 나누비라 불러 주세요.”불법 현수막이 산뜻한 로고를 단 브랜드 제품으로 변신한다. 못 쓰는 현수막을 가방 등의 생활 재활용품으로 만들어 국내외에 기증함으로써 자원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나눔 활동을 펼치는 부산 연제구가 이 제품들의 인기에 힘입어 브랜드화에도 나섰다. 폐현수막 재활용 제품은 무늬가 모두 달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데다 재질이 질겨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
25일 연제구에 따르면 구는 현수막 재활용품 브랜드 ‘나누비’에 대해 특허청에 상표 등록 출원 신청을 했다. 이는 연제구가 전국에서 처음이다. 재활용의 중요성을 주민들에게 알리고 관련 사업을 더 활성화하기 위해 상표 등록을 추진하는 것이다.
‘나누비’라는 말은 ‘나누다’와 ‘바늘로 누비다’의 합성어로 지난해 3월 전국 공모전을 통해 선정됐다. 앞서 연제구는 2009년 6월부터 폐현수막으로 가방, 지퍼 앞치마, 방석 등의 용품 4300여개를 만들어 국내외에 무료로 나눠 주고 있다. 3000여개는 구를 방문하는 민원인과 내외빈에게 배포했고 1300여개는 국경을 넘어 저소득층 학생 등에게 전달했다. 지난해에는 앞치마 800점을 경북 봉화군과 전남 보성군에 기증했고 교회 등의 봉사단체를 통해 방글라데시와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지역에 1400점을 전달했다. 해외에서도 인기가 높아 종교 단체 등이 해외 봉사활동을 떠날 때 선물용으로 많이 찾는다.
구 관계자는 “최근 부산의 한 종교단체에서 필리핀에 전달할 장바구니 300점을 부탁해 구에서 기증하는 등 기증받기를 원하는 단체가 잇따르고 있다”며 “올해는 그 수가 3000여점이 훨씬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현수막 재활용품으로 사랑과 희망을 전파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창출과 기증을 통한 나눔 문화가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구청장은 “브랜드가 중요한 시대에 나누비가 더 당당한 브랜드로 거듭나고자 상표 등록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앞으로 디자인을 다양화하고 제품의 질을 높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2013-01-26 1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