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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텅 빈 ‘1조원짜리’ 용인경전철… 혈세 낭비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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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운행 첫날 한편당 10여명

경기 용인 경전철의 첫 상업운행이 시작된 29일 오후 7시 용인시 기흥구 구갈동 기흥역. 분당선 기흥역과 만나는 경전철 기흥역의 역사는 일반 국철 역사보다 크고 웅장했지만 역 구내에 승객이라곤 가끔 한두 사람씩 보일 만큼 한산했다.

29일 첫 상업운행에 들어간 경기 용인경전철에 승객 한 명이 앉아 있다. 용인시에 따르면 이날 출근시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오전 10시까지 탑승인원은 고작 1483명이었다. 무려 1조 32억원이 투입됐지만 마을버스 승객보다 적었다.
연합뉴스
전대·에버랜드역을 출발, 기흥역에 도착한 경전철에서는 승객 10여명이 내렸고 3~4명이 탑승했다. 3분 뒤 도착한 경전철도 비슷한 수의 승객이 타고 내렸다. 다른 역도 승객은 10여명에 불과했다.

승객 김동식(68·용인시 포곡읍 영문리)씨는 “경전철은 환승할인이 안 되고 65세 이상 노인에 대해 요금면제 혜택도 없다”면서 “버스를 타면 2000원에 서울까지 편히 갈 수 있는데 누가 값도 비싸고 시간도 더 걸리는 경전철을 이용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경전철이 제대로 운영되려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이용해야 하는데 용인경전철은 노선이 잘못돼 앞으로도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순임(58·여·처인구 고림동)씨는 “마을버스를 타고 1100원이면 출근할 수 있는데 경전철을 이용하니 1300원을 추가로 더 내는 꼴”이라면서 “앞으로는 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료시승행사와 에버랜드 방문객이 반짝 몰렸던 지난 토요일과 일요일은 경전철 승객이 각각 4만 7000여명, 4만 6000여명에 달해 용인시는 한껏 고무된 상태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3시까지 전체 탑승 인원은 고작 3879명에 불과했다. 기자가 오후 7시 현재 탑승 인원을 물어보자 용인경전철㈜ 관계자는 “내부 규정상 알려줄 수 없다”면서 답변을 거부했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후 퇴근길 승객을 더해도 최대 1만명을 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용인경전철이 상업운행 첫날부터 수요예측 결과에 한참 못 미치는 운행 실적을 보이면서 용인경전철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용인시는 연간 295억원을 경전철 운영사인 ㈜용인경전철에 운영비로 지급해야 한다. 이는 하루 탑승 인원이 3만 2000명에 이를 것이라는 경기개발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른 것으로 경전철 1회 운행당 평균 80명이 탑승하는 수준이다. 이 경우 시는 연간 최대 150억원의 운임수입을 얻을 수 있어 나머지 145억원만 예산에서 보전해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시는 막대한 혈세를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불 보듯 뻔하다.

시의회의 한 의원은 “이 상태라면 운임수입이 50억원도 채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경전철 운행 첫날이었고 많은 비가 내려 아무래도 승객이 적었던 것 같다”며 “내년 1월부터 분당선과 환승 할인이 되고 분당선이 수원역과 연계되면 승객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2013-04-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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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정책브리핑 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