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급 현안 뒤로한 채… 헛다리만 짚는 사회관계장관회의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두 번째 사회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학생 자살 방지 대책 등을 논의했다. 회의에는 문형표 보건복지부·윤성규 환경부 장관, 이성보 국민권익위원장이 참석했다. 기획재정부, 미래창조과학부, 국방부, 행정자치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 등에서는 차관이 참석했다.
황 부총리는 회의에서 장관들과 함께 학생 스마트폰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스마트폰 인터넷 검색에서 자살과 관련된 단어가 포착되면 부모에게 알려주는 서비스를 실시하기로 했다. 학생 스마트폰에서 자살에 관한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인터넷 사이트로의 접속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도 보급한다. 하지만 이런 서비스는 학생과 부모 모두 스마트폰에 정부가 개발한 앱을 깔아야 된다. 또 투신자살을 예방하고자 학교, 아파트 등 공동주택 옥상에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법규정도 마련한다.
하지만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애초 예정에 없던 주제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생 자살 방지 대책은 당초 회의 주제가 아니었지만 얼마 전 학생 2명이 동반 자살한 사건이 발생해 황 부총리가 안건을 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차 회의의 주요 안건으로 논의키로 했던 어린이집 종합 대책은 이번에도 빠져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어린이집 종합 대책이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어서 굳이 안건으로 올리지 않았다”며 “법으로 담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해 복지부가 따로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학생 자살 방지 대책에 대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SNS를 검색하는 방식은 인권 침해이자 현상에만 집착한 근시안적 대책”이라거나 “옥상 폐쇄와 자살 징후 감지 앱 설치 등은 궁극적인 해법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2015-03-14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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