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조사 발표에 ”문재인” 연호하는 거제 생가 주민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통령선거 후보의 생가인 경남 거제시 명진리 남정마을 주민들이 9일 오후 8시 방송 3사의 공동출구조사에서 문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오자 ”문재인”을 연호하고 있다. 거제 연합뉴스 |
경로당 앞에는 ‘거제 크게 구하는 밝고 보배로운 나라님 되소서’라고 적힌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이장 김씨는 “마을 주민들이 2012년 대선에서 문 당선인이 낙선한 것을 보고 이번 선거에는 당선이 확실할 때까지 말을 조심하며 지내고 있다”고 낮은 자세로 선거를 지켜본 마을 분위기를 전했다. 문 당선인과 함께 경희대를 다닌 엄수훈(65·한의사)씨는 “문 당선인과 경남중·고, 경희대 동기로 하숙을 함께한 적이 있다”면서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스타일”이라고 기억했다.
문 당선인이 태어난 생가는 명진마을 남정리 694-1이다. 생가는 어른은 허리를 숙여야 드나들 수 있을 만큼 작은 오두막집이다. 당시 초가집을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꿨다. 집의 뼈대와 구조는 그대로지만, 낡고 오래돼 폐가처럼 보인다. 당선인의 부모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작전 때 흥남에서 미군 수송선을 타고 거제로 피란해 이 집에 세를 들어 몇 년 동안 살았다. 옆집에 살면서 당선인의 탯줄을 잘라 줬다는 추경순(88) 할머니가 오두막 생가 바로 옆 2층 집에 살고, 생가에는 추 할머니의 아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뒤로 거제의 주산 계룡산(해발 570m)과 선자산(해발 519m)이 병풍처럼 이어져 마을을 감싸고 있다. 마을 앞 남서 방향으로 거제도에서 가장 넓은 들판이 삼각형 모양으로 펼쳐져 있고 그 앞으로 푸른 남해가 출렁인다. 마을 앞 서쪽에 거제면 소재지가 있다. 인근에 죽림해수욕장이 있다.
문 당선인은 2012년 12월 당시 대선을 앞두고 거제를 방문해 탯줄을 잘라줬다는 추 할머니를 만나 인사를 올리고 생가에 들러 자신이 태어난 방 등을 둘러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9일에도 추석을 앞두고 방문했다. 그는 6·25 피란살이 중에 태어나 어려운 시절을 보낸 고향 마을에 애착을 보였다.
한편 부산 도심인 서면의 한 통닭집에는 문 당선인의 경남고 동문이 주축인 ‘열린포럼’ 회원들 70여명이 모여 당선을 축하했다. 이들은 오후 8시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마자 “와! 이겼다”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열린포럼은 회원이 300명이다. 경남고 동기이자 포럼 대표인 황호선 부경대 교수는 “자영업자와 서민, 절망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을 위해 당선인이 경제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면서 “새 정부에 국민의 역량을 결집시키자”고 요청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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