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박원순 시장은 직원들에게 서한문을 보내 “성희롱 행위 시 무관용의 원칙에 따라 강화된 징계 절차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해자들에 대한 징계는 각각 정직 1개월,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에 그쳤다.
서울교통공사에서도 여직원을 성희롱한 간부가 다시 해당 여직원에 대해 성희롱 교육을 하는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사례도 있었다. 박진형 예결위원장(더불어민주당, 강북3)에 따르면 서울시가 운용하는 성희롱 고충상담 및 신고처리 시스템에는 2012년도부터 2016년도까지 불과 16건의 성희롱 사례가 신고 되었다. 2012년도 이후 성희롱, 성추행 등을 사유로 징계처리 된 공무원은 19명이 그치고 있다.
직원들의 자유게시판에 수많은 me too 사례가 게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고 및 징계 사례수가 20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권력과 직위의 횡포로 사실관계가 축소되거나 은폐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박진형 위원장은 “ ‘정직 1개월’, ‘같은 부서 고위직으로의 복귀’ 등 과연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및 양성이 평등한 직무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있는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서울시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행정포털) 게시판에는 Me too를 선언하고, 지지하는 목소리가 연일 뜨겁다. 지난 2월 7일 ‘우리도 미투할까요’라는 게시물이 처음 올라온 이후 2월 28일 현재 314개의 댓글이 달렸다. 조회수도 4,800회 이상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식당에서 내 허벅지에 손을 올린 채 아내분과의 성생활에 관한 얘기까지 꺼냈다’, ‘얼마 전 5급이 7급 신규직원에게 노래방 데려가서 허벅지 만지고 브라끈 튕기고.. 신고했죠... 가해자는 아직 서울시 잘다녀요’ 등 수많은 Me too 사례가 게시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가해자는 기억안나고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고, 피해자는 죽음에 이를 정도로 고통받아요. 이게 대한민국 최고 행정을 자랑하는 서울시의 현실입니다’라는 직원들의 소리에 귀기울여 강력한 재발방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4월 서울시 직장내 성희롱 방지조치 계획을 수립하여 성희롱 사건에 대한 부서장 책임제, 5급 이상 관리자 특별교육, 가해자 의무교육, 피해자 지원방안 등을 제시한 바 있으나 1,500만원의 관련 예산중 63% 이상이 성희롱 예방교실운영, 책자 및 홍보물 제작 등에 편성되어 교육에 치중된 탁상행정의 결과물임을 지적했다.
박 위원장은 직원에 대한 인사권이 없는 시민인권보호관이 가해자 조사, 의무교육 등을 시행하도록 되어있어 제도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실제로 상수도연구원의 경우, 직장내 성희롱·성폭력으로 직원이 자살하였으나 가해자에 대해 정직 1개월이라는 관대한 처벌 사례가 있었고, 서울교통공사는 여직원을 성적비하한 간부가 다시 성희롱 교육을 맡는 고위직으로 복귀하는 사례가 있어 직장내 성희롱·성폭력 근절 및 양성이 평등한 직무환경을 조성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성희롱을 단호히 처벌하기 보다는 권력과 직위로 무마하려는 공직사회의 부정적인 측면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쇄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