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K)-농업기술로 세계 식량 위기 해법 제시, 세계 협력 모델과 최근 성과 공유
- 농촌진흥청, 글로벌 식량 위기 대응 전 세계 80개국 네트워크 구축
- 코피아(KOPIA)·대륙별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 기반 '5대 협업 전략' 제시
- 정부·민간 협업으로 농업 전후방산업 수출 기반 마련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국제사회가 직면한 식량안보 위기에 대응하고 개발도상국의 농업 자립 기반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농업기술 ODA 5대 협업 전략」을 소개하고, 최근 성과를 공유했다.
2015년 제70차 유엔(UN) 총회에서 채택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인 '빈곤 종식'과 '기아 해소'를 향한 국제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4년 기준 전 세계 기아 인구는 6억 3,800만 명에서 7억 2,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주요 공여국의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는 2024년을 기점으로 감소세에 돌아섰으며**, 우리나라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한정된 예산과 자원 속에서 '효율적 협력'이라는 어려운 과제와 마주하게 됐다.
*2025년 세계 식량안보·영양 현황(SOFI) 보고서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DAC) 통계
이러한 배경에서 농촌진흥청은 대한민국의 농업기술 발전 경험과 기술(노하우)을 개발도상국에 전파하기 위해 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KOPIA)과 대륙별 농식품기술협력협의체(AFACI, KAFACI, KoLFACI, KoCARIP)를 운영하고 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을 포함한 총 80개국의 연구개발(R&D) 역량을 집결할 수 있는 연결망(네트워크)을 구축했다. 농촌진흥청은 협업과 연대를 기반으로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5대 협업 전략으로 ▲수원국 정부와 협업 ▲공적개발원조(ODA) 유관 부처간 협업 ▲민간기업과 협업 ▲국제기구/국제기관과 협업 ▲연구개발(R&D) 네트워크를 활용한 국가 간 협업을 중점 추진 중이다.
1. 수원국 정부와 협업
코피아(KOPIA)를 통해 개발도상국 현지 여건에 적합한 농업기술을 다수 개발했으며, 여러 기술을 하나로 묶어 18개국 35개 시범마을에 적용, 효과를 검증해 왔다. 우간다 오렌지 시범마을에서 '식물 병 방제', '물관리', '가지치기' 기술 등을 종합적으로 적용해 생산성을 크게 높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올해 2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열린 세계정부정상회의에서 농촌진흥청과 우간다 농업연구청이 'Global Future Fit Award'*를 공동 수상한 바 있다.
*정부 간 국제사업이나 새로운 계획을 선정해 수여하는 상
앞으로는 코피아(KOPIA) 사업을 수원국 정부 정책에 반영해 국가 또는 지역사회 전체에 그 성과가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연대를 한층 강화할 방침이다. 이미 파키스탄에서는 3년간의 무병씨감자 기술개발을 국책사업으로 채택하고, 한국과 공동투자를 진행, 3.2헥타르(ha) 규모의 무병씨감자 종합 생산단지를 조성하는 성과를 냈다. 올해 3월에 열린 준공식에는 파키스탄 총리가 직접 참석해 격려하며 국가 차원에서 큰 관심을 보였다. 무병씨감자 종합 생산단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2028년부터 연간 16만 톤의 씨감자를 파키스탄 전역에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2. 공적개발원조(ODA) 유관 부처 간 협업
국내 공적개발원조(ODA) 유관 부처 간 협업을 강화해 동반 상승(시너지)을 극대화한다. 각 기관이 보유한 전문성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단일 기관이 사업을 수행할 때보다 훨씬 큰 파급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한다.
농림축산식품부-농촌진흥청 협업으로 추진하는 케이(K)-라이스벨트 사업은 아프리카 7개국에서 2027년까지 연간 우량 벼 종자 1만 톤 생산·보급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농촌진흥청의 벼 종자 생산기술이 결합하면서 종자 생산성과 보급 체계가 크게 향상됐다는 평가다. 헥타르(ha)당 2.2톤 수준이던 아프리카의 벼 종자 생산성이 2024년에는 4.0톤까지 향상됐다. 2023년에는 2,321톤, 2024년에는 3,562톤의 종자를 생산해 기존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와 함께 코이카(KOICA) 주관으로 개발도상국 농촌지역의 빈곤 퇴치를 위해 추진하는 '혁신적농촌공동체사업'에 농업기술을 지원할 예정이다. 사업 형성 단계부터 공동으로 사업을 기획, 추진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라오스와 방글라데시를 시작으로 대상 국가를 점차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양 기관의 농업기술 연구개발(R&D)과 개발 협력 경험을 기반으로 협업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성공적 협업 사례를 도출하고자 한다.
3. 민간기업과 협업
개발도상국 중에는 농업기술뿐만 아니라 그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물자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케이(K)-라이스벨트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약 200만 달러 규모의 한국산 농기자재를 5개국(가나, 세네갈, 감비아, 케냐, 기니)에 나누어 지원한 바 있다. 이러한 기술 공여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농기자재 공급 체계를 마련하고자 한다. 나아가 민간기업과 협업, 수출로 연계할 계획이다.
코피아(KOPIA) 우즈베키스탄 센터는 2021년부터 우즈베키스탄 축산연구소와 협력하여 낙농 생산성을 20% 높이는 데 성공했다. 개발 기술을 농가에 확산하기 위해 국내 5개 중소기업과 함께 연합체(컨소시엄)를 구성하고 각 기업 제품을 젖소 100마리에 투입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우즈베키스탄 정부로부터 동물약품을 포함한 국산 농기자재 10종이 임시 허가, 2종이 정식 등록을 받는 데 성공해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을 통해 인허가·규제라는 무역장벽을 완화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서의 케이(K)-낙농기술 성공모델을 여건이 유사하고 낙농산업이 농촌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중앙아시아 전역에 확산할 계획이다.
4. 국제기구/국제기관과 협업
농촌진흥청은 대륙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를 중심으로 80개국을 아우르는 농업 연구개발(R&D) 연결망(네트워크)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기구·국제 연구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업, 농업 현안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포함한 아시아 17개국이 참여하는 아파시(AFACI)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4년간 힘을 모아 아시아 48개국의 12개 토양 정보를 수록한 '아시아 토양지도'를 완성해 2023년 발간한 바 있다. 아프리카 37개국이 참여하는 카파시(KAFACI)는 9년간 아프리카라이스(AfricaRice)와 협업하면서 아프리카에 적합한 다수성 벼 59품종 육성, 등록했다. 중남미 14개국이 참여하는 콜파시(KoLFACI)는 국제열대농업센터(CIAT), 열대농업연구교육센터(CATIE) 같은 국제 연구기관과 협력해 강낭콩, 커피 등을 재배하는 중남미 소농이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올해 9월 출범한 한-카리브 농업연구혁신플랫폼(KoCARIP)은 조금 더 정교한 협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예산과 기술을 지원하고, 농촌진흥청과 카리브공동체가 함께 사업을 기획하며, 카리브공동체 산하 카리브농업개발연구소(CARDI)가 세부 계획을 실행한다. 내년부터 카리브 지역의 영양 안보 개선을 위해 '카리브 맞춤형 수확후관리 기술개발'과 '기술 보급체계 구축'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5. 연구개발(R&D) 연결망(네트워크)을 활용한 협업
기후변화 등 난제에 맞서 세계농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기후 회복 탄력성을 증진하기 위해 농촌진흥청이 구축한 국제(글로벌) 농업기술 연구개발(R&D) 연결망(네트워크)을 활용하고자 한다. 먼저 외래 병해충 문제를 해결하는데 시범 활용할 구상이다.
일례로 북미 지역의 옥수수 해충인 열대거세미나방이 2016년에 아프리카에 침입, 단 1년 만에 아프리카 전역에서 62억 달러의 피해를 본 적이 있다. 카파시(KAFACI)는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2020년부터 5년간 15개국에서 '열대거세미나방 종합방제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아파시(AFACI)도 아시아 지역의 벼 관련 병해충 발생 정보를 취합해 감시하는 누리집(AMIVS)을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국경 이동성 해충 감시체계를 구축하고 주요 해충에 대한 방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아파시(AFACI)와 카파시(KAFACI)의 39개 회원국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호주의 연구진까지 광범위하게 참여해 식량작물을 가해하는 나방류와 원예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과실파리류 등을 폭넓게 연구할 계획이다. 이 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의 식량안보를 강화하는 동시에 주요 외래해충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 역량 또한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세계가 인정하는 우리의 농업 발전 경험과 농업과학 기술이 개발도상국 식량문제 해결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케이(K)-농업기술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농업 발전을 지원하고, 국제사회의 공동 번영과 국내 농업 전후방산업의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농촌진흥청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