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과 속이 다르니 그를 비도덕적 인물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평가는 온당할까. 인간을 욕망의 덩어리로 보고 있는 프로이트를 읽다보면 과연 마음 속까지 순결한 영혼으로 가득 찬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는 의문을 품게도 된다.사람은 누구나 겉과 속이 다르기 마련이지 않을까.문제는 그가 어떤 가면을 쓰느냐에 달린 것인지도 모른다.자신의 속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솔직’이라면 ‘솔직’은 사실 매우 위험한 상황을 야기한다.생각해 보시라.
사람의 인격을 뜻하는 ‘personality’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원래 가면이라는 의미를 가진 ‘persona’라는 어휘에서 나왔다.그만큼 인격은 사람들이 표면으로 드러내는 심리상태와 밀접하게 관련된다.어떤 이는 교사라는 가면을 쓰고,또 어떤 이는 정치인이라는 가면을 쓴다.
그가 맡은 사회적 역할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하나의 가면에 불과한지도 모른다.그것이 가면일지라도 그 가면을 얼마나 잘 쓰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사회적 평가가 달라진다.‘공인이 어찌 그럴 수 있어.’하는 도덕적 비난이 따른다면 그 사람은 가면쓰기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 가면을 쓰고 있다 보면 ‘내가 왜 항상 남들 앞에서 이런 식으로 말하고 행동해야 하나.’하는 반발심이 생길 수도 있다.그러나 가면을 벗기가 쉽지 않다.교사가 갑자기 교사답지 않은 행동을 한다면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한다.그러나 ‘프라이버시’의 영역 안에서는 교사도,목사도 한 사람의 자연인이다.평범한 한 인간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그런데 가면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면 어떨까.24시간 동안 가면을 한시도 벗지 못하고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도덕의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면 이건 비극이다.
영화 ‘마스크’는 때로는 가면을 벗어 놓아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우리에게 말해준다.아무리 좋은 가면도 24시간 쓰고 있을 수는 없다.그러나 좋은 가면은 좋은 인격을 만든다.
서울 배문고 교사 desert44@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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