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감사원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금융감독원,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여신 신용평가시스템 운용실태’ 감사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에 대응책 마련을 통보했다.
●주민번호 변경사항 추가키로
행자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앞으로 주민등록 초본에 주민번호 변경 여부를 알 수 있는 항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금융기관에서 채권추심을 위해 주민번호 변경 자료를 요청할 때에는 이를 확인해주기로 했다. 신용불량자가 주민번호를 변경해 추가로 대출받거나 한 사람이 2개의 주민번호를 이용해 대출받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감사원은 경기도 안성시에 사는 법무사 B씨가 4차례나 주민번호를 바꾸는 수법으로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3억 8700여만원을 대출받아 3억 7200여만원을 갚지 않은 사실을 적발, 검찰에 사기 혐의로 고발했다.B씨는 국민은행 등으로부터 1억 1500만원을 대출받았다가 신용불량자로 등록되자 지난 1999년부터 최근까지 4차례나 자신의 주민번호 앞자리를 바꿔 추가 대출받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1998년부터 최근까지 주민번호를 변경한 신용불량자 7578명 가운데 4058명이 1446억원의 채무를 갚지 않은 상태에서 주민번호를 바꿔 1195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이주자료 금융기관에 제공
외교부와 금융기관간 정보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아 해외이주자의 대출금이 제대로 상환되지 않은 사례도 다수 적발됐다.
감사원은 1998년부터 올해 초까지 외교부에 해외이주신고를 한 7만 4695명 가운데 4431명이 신용불량자로서, 이들 중 2789명이 고의로 2362억원의 대출금을 상환하지 않고 출국했다고 밝혔다. 해외이주 신고 뒤 1년안에만 출국하도록 돼 있는 해외이주법 규정을 악용한 것이다.
지난 7월을 기준으로 할 때 해외이주를 신고한 1만 2861명이 모두 1조 3685억원을 대출받은 상태여서 1조원이 넘는 여신이 잠재적 부실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외교부는 모방행위를 막기 위해 해외이주신고 관련 자료를 전국은행연합회에 제공하기로 했다.
●체납·임금체불 정보도 공유
우리은행과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거래업체가 국민연금 등을 체납한 사실을 신용평가에 반영하지 못해 이들 체납업체에 대출한 4조 5401억원 가운데 19.5%인 8866억원이 부실채권으로 전락한 것으로 감사 결과 확인됐다. 또 중소기업은행의 경우 2000년 7월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다가 같은 해 11월 부도난 업체에 18억 6000여원을 신규대출했다가 7억 7000여만원의 채권이 부실화됐다. 이같은 사례를 막기 위해 국세청의 휴·폐업 및 체납정보, 복지부의 건강보험·국민연금 체납정보, 노동부의 임금체불 정보 등을 공유키로 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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