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1일 청계천 완공 이후 청계천을 관리할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청계천관리센터에 “청계천 사과를 사수하라.”는 특명이 떨어졌다.‘사과의 고장’ 충북 충주시가 서울시와 교류차원에서 청계천변에 심은 사과나무에 매달린 사과가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 1200여개였던 사과가 500여개 사라지고 현재 700여개 정도 남아 있다. 이대로 뒀다간 수확한 사과로 불우 이웃을 돕기로 한 서울시의 꿈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할 수 있다.
충주시는 지난 4월 청계천 복원을 기념해 고산자교∼신답철교 구간 약 120m 양쪽에 60그루씩 총 120그루의 최상품 사과나무를 심은 뒤 정성을 다해 가꿨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사과연구실 전문 연구사가 주 1∼2회 상경해 사과나무의 발육상태를 정밀 진단하고 병충해를 막는 목초액 등을 사용, 튼실한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게 됐다.
‘사과 절도’는 지난 6월 충주시 관계자들이 1200여개의 사과에 봉지를 씌운 뒤부터 발생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호기심 많은 일부 시민들에 의해 하나둘 없어지더니 급기야 8월 여름휴가기간에는 200∼300여개의 사과가 한꺼번에 사라지기도 했다.
원인은 여러가지다.‘청계천변에서 술을 마시던 취객들이 안주로 삼았다.’는 것에서부터 ‘봉지로 싸여 있어 궁금해 하는 아이들이 땄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과 맛이 좋다는 소문이 청계천변에 퍼져 인근 주민들이 ‘맛을 봤다.’는 이야기도 있다.
충주시 농업기술센터 최재응 연구사는 “10월 중순으로 계획한 조촐한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지금 남은 사과라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와 충주시는 오는 10월15일쯤 사과 수확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