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전북도에 따르면 와인용으로 재배되는 산머루의 경우 무주와 진안 임실군 등지에서 지난해 1691t이 생산됐지만 소비량은 542t에 그쳐 1149t이 남아돈다. 이에 따라 가격도 1∼2년 전에는 ㎏당 3000원선에서 지금은 2000원으로 30% 이상 폭락했다.
㎏당 7000원을 넘나들며 농가에 높은 소득을 올려줬던 복분자도 생산량이 늘면서 가격이 조금씩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산머루와 복분자는 생육 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부터 3∼4년 동안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 지고 있다. 여기에 시장 개방으로 값싼 외국산 와인의 수입이 늘어나고 있어 이들 특화작목의 소비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이들 작목의 가격 폭락은 각 지자체가 수급 상황을 고려치 않은 채 무분별하게 재배면적을 늘렸기 때문이다.1990년대 후반부터 무주군을 중심으로 본격 재배됐던 산머루는 이후 임실·진안군 등이 뛰어들며 재배면적이 2000년 60여㏊에서 지난 해 182㏊로 5년 사이 3배 이상 늘어났다. 고창 등지에서 시작됐던 복분자도 재배 초기에 높은 수익을 올리자 도내 13개 시·군이 덩달아 재배에 나서 현재 재배면적이 1912㏊로 늘어난 상태다. 체계적인 마케팅이나 제품 다양화 및 차별화의 노력을 하지 않아 소비 시장을 늘리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전북도 관계자는 “특화작목은 조금만 생산량이 늘어나도 가격이 폭락한다.”면서 “농가 피해 최소화를 위해 품질 향상과 유통구조 개선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다.”고 말했다.
전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