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54)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가 오세훈 서울시장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대표이사직에서 중도 퇴진할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는 ‘아름다운 퇴장’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유 대표는 1년 동안 니혼대(日本大) 연극학과 교수진과의 공동연구를 위해 오는 9월 출국할 예정이다.3년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유 대표는 이명박 전 시장이 영입했다. 하지만 유 대표를 붙잡기 위한 오 시장의 노력은 남다르다. 오 시장이 유 대표를 직접 만나 같이 일해보자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유 대표가 2004년 출범한 재단을 성공적으로 이끌었고, 오 시장의 문화중심 정책을 이끌어가는 데 적합한 대중예술인이어서 한두 달만 더 있어 달라고 옷소매를 붙잡고 있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지난 6월 사표를 제출했다. 오 시장이 당선된 뒤 물러나는 이 전 시장에게 제출했다.
그는 연간 150억원의 예산을 집행하는 재단의 초대 책임자로서 문예지원 사업을 합리적으로 체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 대표는 전화 통화에서 “재단 출범초기에 시민단체 등 주위로부터 따가운 눈총도 받았지만 재단의 틀을 어느정도 갖췄다는 점이 자랑스럽다.”면서 “그러나 일본행은 재단 일을 시작할 때부터 마음을 먹었던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오 시장과도 오래 전부터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이인 만큼 한국에 돌아오면 오 시장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