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APEC 국제회의에 참석했던 특허청 김성환 심판장은 24일 ‘영어 간부회의’의 효과를 이렇게 표현했다. 처음에는 밤잠을 설칠 정도로 긴장이 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국제회의에 참석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자신감이 생겼다는 설명이다.
특허청 간부들에게 영어 스트레스(?)가 부과된 것은 지난해 4월17일. 특허행정의 국제적 특성과 빈번한 국제 회의 및 협상 등을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영어회의가 도입됐다. 대상은 정책과 업무를 총괄하는 본부장과 수석 팀장급 25명이다.
대부분의 간부들은 처음엔 전날부터 잠을 설쳤다고 회고했다. 새벽에 일어나 예행연습을 했다거나 영어학원에 등록한 간부들도 생겨났다.“본부장들이 팀장들보다 실력이 좋다.”는 복도통신(?)이 나와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영어회의는 효과에 대한 ‘반신반의’속에 매주 월요일에 열렸다. 국정감사 등 대외 활동이 있을 때는 열지 못해 그동안 30회가 진행됐다.
본부장이 돌아가면서 1개 현안을 발표하면 참석자들이 토론과 비판, 응답하는 방식이다. 발표는 원본을 보고 읽으면 되지만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을 해야 하는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질문자도 상황은 마찬가지. 때문에 처음에 질문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첫 회의부터 난상토론이 벌어졌다.
통상 1시간인 간부회의와 달리 영어회의는 평균 1시간 20분정도 걸렸다.
10월부터는 월∼목요일 아침마다 30분간 멀티미디어센터에서 영어방송을 청취하는 강행군(?)이 더해졌다.
전상우 특허청장은 “특허행정은 국제기구 및 국가간 협의가 중요하다.”면서 “부담이 있지만 간부들의 역량을 키우고 업무를 주도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특허청은 영어회의의 성과를 감안해 일과시간 후 일본특허법을 가지고 일본어 학습도 병행하고 있다.
김종안 경영혁신홍보본부장은 “영어회의 확산을 위해 1년간의 토론자료를 책자로 발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07-4-25 0: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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