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의지 시들… 착공 2년째 토지 매입 안 끝나
“파행적인 혁신도시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주민들은 국가와 지방정부를 믿지 않게 됩니다. 정부 신뢰가 땅에 떨어질 수 있습니다.” 경남도와 전북도는 요즘 혁신도시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부가 대한주택공사(경남 이전 예정)와 한국토지공사(전북 이전 예정)의 통합을 추진하는 바람에 두 자치단체가 통합본사 유치전에 치열하게 경합하고 있다. 영호남 지역갈등 문제로 비화돼 마음의 상처까지 입었다.설상가상으로 경남으로 이전 예정이던 국민연금공단과 산업기술시험원, 중앙관세분석소 등은 알짜부서를 서울에 남겨둘 태세다. 연금공단은 223조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 인원 135명과 조직을 서울에 잔류시키겠다는 것이다. 껍데기만 이전시키겠다는 방침에 경남도의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혁신도시를 둘러싼 이같은 파열음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전국 10개 혁신도시 모두가 엇비슷한 상황이다.
특히 새 정부 들어 사업추진 의지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관측되자 추진 일정이 늘어지고 이전 대상기관들은 슬그머니 딴청을 부리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사업의 가장 큰 문제는 사업 추진 속도다. 당초 2012년 완공을 목표로 2007년 전국적으로 일제히 착공된 혁신도시는 토지 매입도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았고, 부지 조성공사는 계획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의 경우 1공구 부지조성공사의 진척률이 계획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에 불과하다. 지난달 이전에 착공됐어야 할 2공구, 3공구는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전 대상 공공기관은 수도권에 있는 청사와 부지를 매각해 이전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127개 이전 대상 기관 가운데 이를 본격 추진한 기관은 거의 없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2012년 완료 계획이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사업 추진이 지연되면서 혁신도시 건설사업이 오히려 지방정부에 부담만 주고 있다. 혁신도시가 계획대로 완공돼야 자치단체는 부지를 매각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나 지연되면 당초 취지와는 달리 지방재정을 악화시키는 주범으로 전락하게 된다.
실제로 전북혁신도시에 3500억원을 선투자한 전북개발공사는 사업이 지연되면 하루 4000만원의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
또 공공기관 이전이 지연됨으로써 주택과 상가 건설에 악영향을 미쳐 혁신도시가 텅 빈 ‘유령도시’가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원혁신도시는 이전 대상기관의 토지매매 계약 등이 늦어지면서 주변 공동 주택용지까지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병일 강원 원주시 혁신도시계장은 “올 하반기까지 토지 매입이 어느 정도 이뤄져야 주변의 공동주택용지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며 “이전 대상기업들이 정부의 추진 의지가 있는지 눈치를 살피느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 일정만 무작정 늘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국종합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2009-4-16 0: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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