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겨울, 한 주민이 벌거벗은 남매 동상의 아이들이 추울까봐 옷을 직접 만들어 입힌 것이 알려지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원래 동상 제목은 ‘동심의 여행’이지만 주민들 사이에서는 ‘남매상’으로 더 유명하다.
구는 아예 주민을 상대로 이름을 공모, 누나는 ‘여울이’, 남동생은 ‘가람이’로 부르고 있다.
여울이와 가람이는 그동안 이름 모를 주민들의 손에 의해 서너 차례 옷을 갈아입었다.
그리고 지난 4월부터는 한양여자대학 의상디자인과 동아리인 ‘패크레(Facre)’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패크레는 혹한을 버티게 해 주었던 따뜻한 분홍 코트를 벗기고 남매상에게 산타복을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로 주었다.
패크레 회장인 곽지혜씨는 “지난 6개월 동안 남매상의 옷을 만들고 입혀 주다 보니 이제는 정말 친동생처럼 느껴진다.”면서 “새해를 맞이해 남매상 설빔 준비도 이미 마쳤다.”고 남매상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시했다.
남매상은 봄에는 화사하고 고운 꽃무늬 의상으로 단장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고 간편한 의상으로 강렬한 햇빛을 견딘다. 또 가을을 적시는 비가 내릴때는 우비로 갈아입고, 겨울에는 따뜻한 코트로 매서운 강바람을 견디고 있다.
구는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은 남매상이 시민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하기로 했다.
이호조 구청장은 “여울이와 가람이는 이제 성동구를 넘어 서울의 명물로 자리잡았다.”면서 “추운 겨울, 빨간 산타복을 입은 남매상의 따뜻한 마음이 서울시민의 가슴을 훈훈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2009-12-23 12:0: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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